'한국 Korea 160409~'에 해당되는 글 124건

  1. 2014.12.28 사진들 2
  2. 2014.11.13 영업 재개
  3. 2014.10.29 제주도에서.. 2
  4. 2014.06.23 단무지 공장 2
  5. 2014.06.17 상수동은 공사중,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6. 2014.06.14 최근 일상, 그리고 짧은 제주도여행 2
  7. 2014.06.05 선거 단상 1
  8. 2014.05.22 요즘.. 2
  9. 2014.05.17 .
  10. 2014.04.02 망원동 시대 3
한국 Korea 160409~2014. 12. 28. 19:36


12월

수정선, 오스카









라구 밀포아(mirepoix)









김쉐프, 쏭지 수쉐프









새우 비스크 토마토 파스타









간식 1









간식 2









쏭지, 오스카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11. 13. 23:42

거진 한 달여의 휴식을 마치고 내일(금)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이 아니더라도 겨울준비를 해야하니 오늘부터 난로에 연탄불을 지폈고

어수선했던 실내도 어느정도 정리를 마쳤다. 

어제 가락시장에서 채소를 사왔고 오늘은 라구소스와 생면도 만들어놨다. 

스테이크 고기도 숙성에 들어갔고 내일 아침 노량진만 다녀오면 

이제 거의 완벽한 이전의 달고나로 돌아갈 듯 싶다. 


현재 주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원래는 건물의 옥내 주차장이다. 

허가된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하다가 결국 

위반으로 구청 점검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원상복구해 놓고 그 내용을 구청에 확인받은 뒤

지금껏 사용해오던 주방으로 다시 복구 해놓았다. 

원상복구에서 다시 원상복구로 이어지는 소모적 행위..

아마도 1년 주기로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질텐데 그 전에 오래전의 작은 가게로 회귀하던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 공간을 찾아나서야 한다. 

암튼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2주간 휴식아닌 휴식을 취했고 

다시 2주에 걸쳐 주방으로 되돌려 놓았다. 

그래서 내일부턴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한 영업.. 

늦어도 내년 봄 무렵에는 작은 가게로 회귀냐 

새로운 곳으로 이전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도 이런 이유로 가게에 나가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이 다시 그리워질 것 같다. 

내일부터, 부쩍 추워진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비좁은 홀에 난로 2개 피워 따뜻하게 데펴놓았으니 많이들 오세요.

저희 언제 문닫을지 몰라요~ ^^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10. 29. 22:06





지난주 월요일부터 가게문을 닫고 모두들 쉬고있다. 

주방으로 사용하던 공간이 주차장법 위반이라고 누군가 구청에 민원을 넣었고

그 이유때문에 부득이 가게문을 닫고 그 공간도 원상복구를 한 뒤 심란한 마음을 위로하고자

이틀 전, 훌쩍 제주도로 내려와 저곳을 거닐고 있다. 

아직 해가 뜨기 직전의 김녕 성세기해변의 모습.


이른 아침에는 바닷물이 평소보다 50미터 이상은 빠지면서 청옥빛 물결아래 감춰진 하얀 모래밭을 드러내는데

바람 한 점 없는 진공의 분위기속에 아기 살결 어루만지듯 잔잔한 파도만이 다가왔다 멀어져가길 반복한다. 

달이 간직하고 있을 적막과 쓸쓸함, 동틀녘 해변가에서 어렴풋이 맛볼 수 있다. 


되돌아오는 길,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등어굽는 냄새가 기가막히더라. 


가게는 다음주 중반 이후부터나 문을 열려고 하는데 

원상복구한 공간에 다시 집기를 구겨넣어야 하니 이게 또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시 구청에서 민원내용이 통보되면 지금의 휴업도 반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 

우리를 포함 총 15명의 생활비가 걸려있는데 어째야할까...

지금, 제주도에서 답을 찾고있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6. 23. 22:19

우리 주방에서 음식이 나간 후 접시가 되돌아오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다. 

하나는 덜 익어서,

또 하나는 짜서. 


최근에 덜 익어서 접시가 되돌아오는 횟수가 부쩍 많아진 요리는

'까르또쵸'라고 불리는 생선찜 요리. 

손질한 숭어에 바지락과 채소를 넣어 종이호일에 한 번 싸고 다시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오븐에서 익혀내는 일종의 찜요리인데 숭어 한 마리를 통으로 넣어 익히다 보니

가끔 숭어 중심까지 열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살짝 덜 익는 경우가 있다. 

대개 30분 정도 250도 오븐에 넣어두면 잘 익어서 나왔으나

최근들어 이런 사고가 빈번해졌으니 그 원인을 찾아나서지 않을 수 없다.


첫 째, 너무 잦은 오븐 문의 여닫기.

식사빵을 데우는 것도 같은 오븐이기에 테이블의 손님이 바뀔 때 마다 

오븐문을 여닫아야 한다. 이때마다 오븐 열기는 애초 지정한 온도로 오르기도 전에 

열기가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요리에 영향을 주지 싶다.

사실 가게가 조금 넓게 확장되면서 

그만큼 손님수가 증가한 탓에 오븐을 여닫는 횟수도 자연스레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놔야하는 세상의 섭리를 

여기서도 확인하는건가 싶다.


둘 째, 오븐문 가장자리에 부착된 패킹의 노후화.

이제 만 5년간 오븐을 사용하면서 중간에 한 번 고장으로 수리를 했고

가끔씩 갈아주는 내부 조명말고 또 손대야 할 게 있을까 싶었는데

내부 열기가 외부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나름 역할을 하는 바로 이놈이 속을 썩이지 싶다. 

압력밥솥 뚜껑 안쪽 가장자리에 보면 고무 패킹을 볼 수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셈.





한동안은 부드러운 고무질감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단단해지고

어느때부턴 딱딱해지더니 급기야 조금씩 깨지다가 결국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해서 오븐 구입처에 문의하니 별것도 아닌것처럼 보이는 이 패킹이

하나씩 네 귀퉁이를 두르면 총 40만원이란다. 

충격적인 금액.


얼마전 황학동 중고매장에서 같은 오븐(전기)을 250만원에 본 마당에

40만원을 주고 기껏 저 패킹을 갈아야 한다는 것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더우기 우리가 쓰는 건 가스방식이고 밖에서 본 건 전기방식인데

두 가지 모두 사용해본 결과 전기오븐이 여러모로 더 좋다는 점에서 이 기회에

좀 무리를 하더라도 오븐을 바꿔버릴까 고민도 된다. 


암튼 살짝 충격을 먹고 숨을 가다듬으며 자구책을 찾는 중. 


덜 익는 요리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집 파스타를 한 입 넣은 후 면이 덜 익었다며 클레임을 거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

건면의 경우 중심의 덜 익은 심이 살짝 씹힐 정도인 알덴테(Al dente)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집 파스타의 중요한 원칙이기에 이를 지키고자 제법 노력을 한다. 

푹 퍼진 라면이 맛이 없듯 파스타도 같다. 

이 점만 이해한다면 파스타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곧 사진을 첨부해야겠다)






***





지난 번 제주여행에서 만난 김성제 감독은 몇 년 전 구입한 작은 땅에 

작은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그는 영화작업도 계속 할 의향이 있지만

 자본이 그 선택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알기에 자신의 또 다른 자리로

제주도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또 다른 삶을 가꿀 기대에 부풀어 있기도 하다. 

그의 숙소에서 발견한 책 <건축가가 사는 집>은 당장 그에게 필요한 책임에 틀림없지만

망원동에 별도의 주방을 마련한 우리에게도 여러모로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싶어 

제주에서 돌아온 뒤 냉큼 그 책을 구입했다. 

2달이 넘었나.. 싶은 망원동 주방을 우리끼리는 때론 이렇게 부른다.

'단무지 공장'


문화적 감수성이라곤 하나도 들어서 있지 않는, 지금은 그야말로 '공장'인 망원동 주방.

차가운 스텐레스들을 전면에 세운 뒤

면을 만들고 빵을 만들고 생선을 잡고 채소를 다듬는,

당장 급한대로 효율만 채워진, 어쩌면 상수동의 식민지같은 공간. 

이 마저도 정리나 청소가 제대로 안돼있으면  

한 순간에 단무지 공장으로 변모되고 말기에 우리는 자조섞인투로 그렇게 부른다.


상수동 주방에서 해치우기에 벅찬 일꺼리들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동시에 넓은 공간의 장점을 살려 한 켠에 우리들의 복지공간을 창출하자는 것이

망원동 주방이 갖는 역할이자 의미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기에 

서둘러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당장 우리에게(나에게..) 떨어진 과제다.

(어깨가 무겁다. 어제 부황도 떴다. 물론 좀 다른 이유에서였지만..)


사실 망원동 주방공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섞여있지만

(초반 각파이프를 대량 구입해 자르고 붙이던 중 

아래층에서 거센 항의를 받아 기세가 한 풀 꺾인 후 회복이 안됨..)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 그리고 그 게으름을 조장하는 상상력의 부재다. 

백지같은 공간에 뭘 어떻게 채워넣을까 고민하다보면 영 신통치않은 결과물만

머릿속에 맴돌곤해서 다시 풍선처럼 터뜨려버리고 백지로 돌아오기가 반복된다.

하다못해 당장 시급한 바닥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왔다. 

왁싱작업이라곤 한 번도 한 적 없어보이는 메마른 테라조바닥은 

통행이 잦아지면서 미세한 먼지를 일으키고 있으니 바닥이라도 어떻게든 조치를 해야함에도

역시 공간 전체로 생각이 번지다보면 이도저도 결정을 못내 손을 놓고 마는 것.  

악순환에 빠진거다.


그런 와중에 만난 책 '건축가..'는 이 악순환을 끊어주지 않을까? 

공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세심한 감성과 지식들로 빼곡한 글도 좋지만

다양한 사례로서의 사진들도 좋고 건축가들의 작은 공간에 담겨진 

상상력들이 망원동 주방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그에 대한 영감을 새록새록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단무지공장의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도다.






(입주 초기 집기가 싹 빠져나간 망원동 주방 공간)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6. 17. 18:14


일요일과 월요일에만 주방에 출근하는 마리아는 

우리 주방에서 일하기 전까지 이태원의 'B1'이라는 클럽에서 일했었다. 

나는 마리아를 통해 이태원, 특히 B1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 한 마디로 입이 딱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주 잠깐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 

열정, 혹은 욕정으로 뒤섞인 야밤의 환락과 그것을 누릴 자격을 이제는 곁눈질로

훔쳐봐야하는 처지가 됐다는 점이 우울했던걸까? (내 나이 중년.. 흑)

아니면 하루 1억을 찍는다는 매출의 규모를 접하며

불앞에서 팬질로 땀범벅이 되는 내 처지가 초라해서였을까?


암튼 욕망으로 뒤섞인 그곳에 현기증을 느낀, 

하지만 본인 입으로는 뒤바뀐 밤낮생활의 정상화를 찾아

마리아는 높은 수입을 물리치고 기꺼이 우리 주방을 찾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우리는 따뜻한 위로의 손길.. 이 아닌 기름절은 팬을 집어 던지며 말했다.


'깨끗이 닦아'


그럼에도 마리아는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주방의 고된 노동을 통해 

'숙면'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어제 마리아가 한가한 틈을 타 쏨땀을 만들었다. 

동남아가 물씬 전해지는 요리 쏨땀. 





한 젓가락 딱 집어서 먹으니 '여름 음식이로쎄'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레몬과 고추, 고수와 액젖이 만들어내는 맛의 하모니는

새콤달콤콤콤. 


특히 고수는 이 모든 맛의 조화를 정상으로 이끄는 대장이라 할 수 있는데

혹자는 고수 특유의 '걸레냄새'가 싫다며 멀리하기도 하지만

이날 우리 모두는 그 '걸레 대장님'에 열광하는 시간이었다.  





'걸레'와 함께 한 토마토 파스타, 바질페스토 파스타. 

역시 파스타는 접시 넘치게 한 가득 담아 여러사람이 함께 나눠먹어야 맛있다. 

그런 컨셉의 식당을 여는 것이 언젠가의 계획 중 하나. 



 



뒷마당에는 줏어온 물건들이 가득하다. 

줏어온 테이블, 줏어온 의자들, 줏어온 고무화분..







어둑해져가는 어느 저녁. 

'밥먹어라~!' 목놓아 외치는 엄마들의 애찾는 소리는 없고

대신 그 소리를 들으며 자란 어른들이 담배와 술잔을 손에 들고 낄낄대고 있다. 

달고나의 저녁 멤버들. 

잠깐 한가해진 틈을 타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원주민 비율이 높은 상수동의 연령대도 이제 조금씩 젊어지고 있지만, 

돈이 이마저도 모두 밀어낼 날이 멀지 않은 듯..







식사당번이 정확히 정해져있지는 않는데 조만간 역할을 나눠야겠다. 

작은 가게였을땐(지금도 작지만) 나 혼자 하는 것이 일도 아니었고

그땐 10kg 쌀을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허나 지금은 무조건 20kg 쌀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그마저도 한 달이 채 가지를 못한다. 


얼마전 치러진 '언니오빠 운동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

멤버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많았는데 내년에는 저 식욕의 기세로 꼭 참석하자고 모두모두 다짐. 

멤버들의 모습이 나온김에 덧붙이자면 

달고나에서 요리를 전공으로 해온 사람은 딱 2명이고(우리는 이들을 '진골'이라 부른다)

나머지는 미술, 음악, 영화, 그래피티, 사진의 영역에서 이래저래 뒹구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뭐 레시피가 좋으니 누가 온들.. 

낄낄..







저건 뭐냐고 궁금해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 

다름아닌 벽걸이형 드럼세탁기.

원래 주방에 있었으나 식기세척기가 새로 들어오면서

그 자리를 양보하고 손님들의 공간으로 밀려나왔다. 

튼튼한 콘크리트벽에 고정을 해야 문제가 안생기기 때문에 그 자리가 오직 저 자리밖에는 없어

과감하게 설치. 달고나 인테리어 컨셉은 '생활밀착'이라는 점에서 문제될게 없다. 

다만 빨래를 돌릴 때 배수구가 따로 없어 저렇게 물받는 통을 받쳐놔야 하는 점이 좀 불편하다. 

예전에 행주를 손빨래 할 때는 힘도 들거니와 그 힘이

행주에 전달돼 행주가 금새 해지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점이 사라졌다. 







오늘 낮, 우리 뒷마당 골목의 모습. 

바로 옆집이 한창 공사중인데

그 너머에 또 다른 기와집이 헐렸다. 

조용한 원룸족들의 서식처였던 이곳이 이제 상가들의 전쟁터로 변모해가기 시작했다. 

그 복잡하고 배타적인 이익의 셈법에 과연 달고나는 어떻게 휘말려 들어갈지.. 

우리와 같은 시기에 오픈한 이리까페는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5년 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건물주로부터 높은 임대료 인상을 통보받고는 밀당에 들어갔다는데

들리는 말로는 이미 석관동의 한예종 앞에 주택 하나를 구입해 놓아 

수 틀어지면 아예 홍대를 뜬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소문이다. 

허허..

 



* 월드컵이 시작됐다며 매체들은 흥분하고 있지만

새벽에 치러지는 경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관심은 그닥 높아보이지 않는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기가 시작되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세월호 참사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모든 국제경기가 갖는 스포츠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이 지금의 정권과 

사회분위기에선 더 위험하게 생각돼 경기를 경기 자체로 바라보기엔 맘 한 구석이 편치않다. 

무엇보다 세월호 희생자가 아직도 12명이 바다밑에 가라앉아있다는 점과 남겨진 가족들의 심연같은 고통은 

조금은 무뎌졌으나 여전히 내 일상을 순간 멈추게 할 만큼 무겁게 다가온다. 

세월호 트라우마는 오래 갈 것이고 그런만큼 변화도 길게 이어질 터.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6. 14. 00:14

나만의 식당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현실적 이야기 하나.

식당로망의 정점은 역시 주방에서의 멋드러진 요리일텐데 

손님들로부터 인정받는 요리를 위해서라면 몇 가지 희생이 불가피하다. 

그 중 하나는 한증막같은 무더위와의 싸움.  

사실 여름 주방의 무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은 없다. 그저 견딜 뿐. 

에어컨을 놓을 수도 있지만 아래 사진처럼 강력한 유압팬이 

주방의 뜨거운 열기를 밖으로 배출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에어컨의 냉기도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 





최고 320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우리주방의 오븐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저 팬을 달기전까지 주방을 후끈 달구는건 물론 소금먹은 오이처럼 사람을 축 늘어지게도 했다.

겨울에야 자연스러운 난방의 기특함을 발휘하지만 여름엔 괴로움 그 자체.

팬 두개를 동시에 돌리면 부드러운 헬리콥터 소리가 주방을 뒤덮는데

마침 길가쪽 주방문을 열면 그 틈으로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와

잠깐 땀을 식힐때엔 문가 앞에 서 있기도 한다. 

오늘 주방 중앙쪽에 벽결이 선풍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걸로 올 여름 주방의 냉방대책은 끝.


사실 많은 식당 창업자들이 공기역학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무시해선 안될 아주 중요한 문제다. 

언젠가 이 문제에 대한 별도의 포스팅을 기획중. 허나 언제일지는..







영화 '경주'가 12일을 기해 전국 200개 극장에서 상영에 들어갔다.

박해일과 신민아가 주연을 맡은 영화.

조연으로 김태훈이 등장하는데 그 김태훈이 며칠 전 우리 가게에 밥을 먹으러왔다. 

 나는 김태훈과 인사차 악수를 나눴고 그 느낌은 실크 물침대?

그리고 그 일행들에게 부지런히 접시를 나른 저 뒷모습의 여자. 

우리가게 목요일과 일요일의 홀서빙이자 영화 '경주'의 조감독님.

조감독은 개봉 1주차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니 그 안에 극장을 찾아야겠다.

헌데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으로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개봉관들이

상영횟수를 대폭 줄여 조감독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영화를 앞서 보고 온 상수동까페 홍마담에게 오래전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고 상영관을 나서며 

도무지 멈추지 않았던 여운에 대해 얘기하자 홍마담은 이렇게 답했다. 

'경주는 영화중에 여운이 시작된다'고.








사진은 호주산 채끝등심이고 3cm 안팎의 두께로 잘라 곧 스테이크 메뉴로 낼 계획이다. 

가장자리의 기름부위를 걷어낼 필요는 없지만 그 기름과 고기 사이에 힘줄이 워낙 질겨

스테이크 전반의 식감을 해치는 단점이 있어 불가피하지만 기름도 몽땅 걷어낼 생각. 

일단은 그렇게 방향을 잡고 있지만 기름맛을 고집하는 이들도 종종 있어 이 갈등이 쉽게

마무리되는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하다. 






투표일에 개표방송보자며 가게를 찾은 친구들에게 내놓은 스테이크.

저 구성에서 결코 변치않을 것은 도마와 칼.

특히 칼이 아주 날카로워 고깃결을 아주 잘 표현해 준다. 







하얀 파라솔, 알록달록 파라솔. 그 사이에 푸르른 나무들.

무더운 여름날 달고나를 빛내주는 아이템들이다.

더불어 야외 자리를 탐내는 손님들도 부쩍 늘어가고 있으나

점점 습해지는 공기때문에 실내냐 실외냐를 두고 손님들도 갈등중.







하지만 저처럼 레미콘이 굉음을 내며 작업이 시작되면 파라솔이고 뭐고 다 끝짱.

문 꼭꼭 닫아야 하고 야외에서 한껏 분위기잡던 손님들도 자리를 뜰 수 밖에 없다. 

겨울날, 눈내린 기와지붕의 멋스러움을 자랑하던 그 낡은 집은 하룻만에 철거로 사라졌고

콘크리트를 부어 굳은 자리에는 냉면과 국밥을 함께하는 식당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공사내내 먼지에 시달리고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제발.. 

맛있는 집이길.. 





작년 9월에 여름휴가차 다녀온 후 9개월만에 다시 찾은 제주도. 

월정리 근처에 곧 작은 숙소공사를 시작할 김성제 감독과 오랫만에 만났다. 

김녕의 어울림센터 앞.







한라산 한 병에 우럭회 한 접시를 해치웠으나 여전히 남는 아쉬움.

추가로 자리돔회를 시켰다. 

처음 먹어보는 자리돔. 크기가 작아 세꼬시로 즐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뼈가 억세지 않고 살도 뼈도 입안에서 아삭거리는 것이 아주 경쾌하다.

배불러 죽겠는데 맛보다 식감때문에 자꾸 손이가더라는..

함덕의 한 횟집, 한 접시(20마리 가량) 3만원. 






요즘 제주도 도로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국.

꽃인가 잎인가 싶지만 적어도 은은한 색감은 매력만점이다. 

저처럼 꽃이 박터지게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는 요즘뿐. 

가끔 군락을 이룬 도로변에는 차량을 세우고 수국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보인다. 

낡은 트럭을 몰고 밭으로 가던 중년의 부부가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던 모습도 예뻐보였던.







함덕의 바다에서 수영을 즐긴 이들이 목을 축이기 위해, 

혹은 남은 열정을 불태우러 월정으로 향하지만

그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놓인 이곳 김녕에는 꿈과 젊음을 맞바꾸며 바쁘게 살아왔던 두 처자가 

지친몸을 이끌고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삶을 위해 마지막 힘을 쏟으며 차린 '다시방'이 있다.






한 켠은 까페로






또 다른 한 켠은 작업실로.

내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갖가지 연장과 장비들이 아름답다. 

특히 탁상용 드릴은 금속작업뿐 아니라 목공에도 필수적인 장비인 만큼

때가되면 냉큼 구입할 1순위 목록.


동파이프를 자르고 구부리고 붙이면 이런게 나온다. 






다시방의 현경씨 작품. 

나도 전기용접은 좀 하지만 가스토치로 동파이프를 달구고 동철사를 녹여 붙이는 

작업과정은 또 다른 호기심과 도전욕구를 건드리고 말았으니..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돈내고 사갈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금속공예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레꾼들을 비롯해 공방을 찾는 사람들중 원하는 이들은

간단한 금속공예를 배우고 그들 스스로 반지를 비롯한 소소한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다.

볼일 있는 사람들은 김녕 골목길을 걸어들어가서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다시방에 가보시라. 

금속 오브제에 대한 모든 상담의 길이 열려 있으니 부담없이 얘기 나누시고

그것도 아니라면 커피라도 한 잔 사마시고 나오시길.


차를 두 잔이나 마신 우리는 김녕 산책에 나섰다. 







 운명처럼 마주친 한 건물.

'김녕 영수 속셈학원'이라는 손글씨 간판을 내건 이 건물은 

과거에는 극장이었다고 하는데 어디 하나 무심할 수 없는 아우라를 보여준다. 

지금은 마을의 농기구를 어지럽게 보관하고 있는 창고로 쓰고 있으나

얘기를 들어보니 서울서 내려온 이들이 구매한 상태라고. 

보자마자 애착이 생겨 괜히 '운명'이라고 떠들어봤다. 







'시골동네'를 거닐다보면 말을 건네듯 다가오는 풍경들이 있는데 저 음식사진도 그렇다. 

고도의 계산과 마케팅이 횡횡하는 요즘의 외식환경에서 보자면

거의 석기시대의 동굴벽화같은 원시성이 살아있다. 그래서 더 강렬한 느낌.

허나 먹고살아야 하는 이의 절박한 고민도 피해갈 순 없으니 한편으론 고단해보이기도 해 짠하다. 






오랜세월 햇살에 빛바랜 피자.

가끔 동네 피자가 땡길때가 있는데 

다음에 제주를 찾아 다시방을 다시 방문할 때에는

피자핫의 피자를 사들고 방문해야겠다. 

계속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요즘 라디오의 한 학습지 광고는 이렇게 말한다. 


'놀기 좋아하는 우리아이, 학교끝나면 아이 교육은 누가 책임지죠?'


사실 답은 간단하다. 저 운동장. 






아까 피자핫 가게의 외벽 타일.

그리고






어느 집의 외벽타일.







이곳 제주도에서 타일 패턴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동.






요즘 제주도 할망들은 채취한 우뭇가사리 말리기에 한창. 

잘 마른 우뭇가사리는 저처럼 푸대에 담겨 출하를 앞두고 있다. 







김녕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지 풍력발전기가 심심찮은 볼꺼리를 제공한다. 

그 아래 넋을 빼앗고야 마는 바닷빛깔. 

사실 작년에 깜짝 놀랐던 함덕에서의 수영을 기대하며

다시 함덕을 찾았지만 예전의 그 모습과 느낌이 전혀 아니어서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구름다리 한 켠에 있는 작은 모래사장이었는데 이번에 가 보니 웬 마른 해초가 흉물스럽게 뒤덮혀있더라는..)


하지만 김녕에서 그 아쉬움을 99% 보상받았으니. 

저 바다를 바라보기만 했냐고?

물론 아니다. 해변가에서 30미터 가량을 걸어들어가도 물이 가슴에 겨우 찬다. 

물이 조금 차긴 했지만 6월의 햇살은 그 한기를 가시고도 남았다. 

미처 수영복을 준비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그저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기만 할 뿐. 


몰타에서 만났고 그 인연으로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우리의 보호자를 자처했던 

엘리자베타를 이곳에 초대한다면 정말 '빤타스티코'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녕..







태어나긴 유모차로 태어났지만

제주도 시골에서 저걸 타는 아기는 단 한 아기도 본 적이 없다. 

우리 모두는 저것의 용도를 안다. 

좀 뜬금없지만 박근혜도 알까?







김녕 산책을 마치고 수영도 한 뒤 다시 돌아온 다시방.

작업중인 주인장들로부터 피자와 그들이 마시려고 냉장고에 꽂아둔 맥주도 후하게 대접받았다. 






길게 드러누운 햇살을 등지고 그늘에 앉아 비행기타러 가기 전 까지 피자 한 조각,

맥주 한 모금에 시간을 기분좋게 흘려 보냈다. 

제주도라서 좋은건지 

조용한 마당에서 마주한 햇살이라서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둘 다 여서겠지.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 내부로 향하는 길. 

제주도를 찾는 모두의 가슴 한 켠에 아쉬움으로 진하게 남겨진 풍경이 바로 이것 아닐까?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

중요한 뭐 하나 두고가는 느낌..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6. 5. 12:49

 대한민국 구성원이어서 슬프고


서울 시민이어서 기쁘다.


교육감 선거는 아주 오랫만에 들이키는 폭포수.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5. 22. 22:58


/ 나무 / 


봄꽃을 심는대신 작은 묘목 10개를 사다가 고무 빠께쓰에 심었다. 

어느덧 새 이파리가 나고 왕성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손님이 빠져나간 식당에 앉아 봄햇살을 듬뿍 받고 있는 그 나무들을 바라보며 

옆에서 뭔가를 하고 있던 오류미에게 이렇게 말했다. 


"꽃화분을 심었을 땐 콘크리트 담을 가리지 못했는데

나무는 그것들을 가려주니 좋네"





/ 낡은 것 /


가게 뒷편에 있는 멍멍이 집(우리는 그렇게 불렀다)이 지난 달 철거됐다.

옛집 주인은 7억5천만원에 집을 팔고 어디론가 떠났고

그 낡은 집을 사들인 이는 매혹적인 기와지붕을 모두 주저앉히고 트럭에 퍼담아 버린 뒤 

그곳에 2층짜리 상가건물을 올리고 있다. 

평소 쓸모있는 것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보자면 

낡은 집이 불편이야 했겠지만 그곳에 새겨진 사연들과 

은근히 풍겨지는 퇴락미를 생각하면 아깝기 그지없다. 

손 좀 봐서 사용하면 좋을 낡은 것들이 세상에는 여전히 많지만 

눈에 띄지 않고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살짝 고백하나 하자면,

지난 겨울 주방확장을 하면서 그 공간 바깥창에 설치돼 있던 낡은 방범창을 

떼어내서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한 구석에 보관하고 있다. 

요즘이야 창문에 알미늄 샷시로 감옥창살처럼 해놓고 살지만 

예전엔 갖가지 패턴으로 철을 구부려 모양을 만들어 남다른 개성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것 역시 사람이 일일히 손으로 용접한 작품인데 모양이 썩 아름답진 않지만

일일이 사람손이 갔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포기할 수 없다. 





/ 연중무휴 /


가게가 월.화 정기휴무였다가 지난 월요일인 어린이날부터 휴일없이 영업을 하기로 했다.

이제 명절연휴 며칠과 특별한 날 며칠을 빼고 일년 내내 문을 연다. 

직원들은 모두 주5일 근무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일주일의 마지막 근무날은 오후 6시에 퇴근하도록 해서 주말기분을 내도록 했다. 

현재 달고나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포함해 모두 16명.

연중무휴 영업을 계획하면서 인원을 좀 더 늘렸다. 

물론 하루 일하는 친구도 포함해서다.





/ 세월호 /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입이 있으돼 말을 못하겠다. 

죽음을 맞닥뜨린 이들의 심정을 짐작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앞으로 전개될 지옥같은 날들을 견뎌내야 산 자들의 고통을 가늠해보면

내 삶의 기능들도 순간 일시정지하고 마는 듯 하다.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고통일 수 밖에 없는 칼날 같은 삶의 본질에

직면해버린 이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지..



너무 앞서갔거나, 혹은 공허했거나. 

'박근혜 퇴진'과 '총선거 실시'라는 자극적 정치구호를 

블로그에 가장 큰 폰트로 걸어놓은 심정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공감해주리라 믿는다.

당장의 울림이나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이런 공감대가

널리널리 오래오래 퍼져가길 바라고 어떤 임계점에 이르면

빅뱅처럼 폭발해버리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릴 뿐이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5. 1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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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총선거 실시!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4. 4. 2. 23:41





모습을 드러낸 망원동 세컨드 키친의 위용. 

지금 상수동보다 좀 더 넓다. 

이곳을 온전히 주방으로만 활용할 계획이고

나머지 공간은 재봉틀도 갖다놓고 목공기계도 갖다놔서 

이거저거 작업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


지금은 A급 상권의 명예를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월드컵로에 넘겨줬지만 

한때 망원동의 중심길이었던 포은로에서 불과 40미터 거리고

망원동을 살찌우는 망원시장과는 걸어서 1분 거리. 

길가에 면한 창문을 열고 고개를 쑥 내밀면 저 손 닿을 거리에 망원시장이 보인다. 

떡볶이나 어느새 망원시장에 명물로 자리잡은 2,500원 손칼국수를 먹고싶으면

언제라도 걸어갈 수 있는 위치. 







역시 주택가에 자리잡은 위치라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홍대나 상수동의 풍경과는 좀 다르다. 

일단 차들이 별로 안다니고 대신 유모차를 잡고 가는 할머니나

사탕을 입에물고 휴대폰 게임을 하며 지나가는 초등생,

분명 망원시장을 다녀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커먼 비닐봉지 잔뜩 들고 지나가는 아주머니, 

어딘가 훨씬 여유로워 보이는 저마다의 길. 덩달아 나오 여유로워진다. 

방치되다시피 길러지는 화분들에도 괜히 마음이 가고 

무엇보다 차 소리가 아닌 골목을 울리는 이런저런 생활소음이 너무 듣기 좋다. 심지어 적막 조차도. 

이런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는 당연. 

라디오 하나 틀어놓고..



망원동 키친을 화려하게 꾸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컨셉이라면 친구 책상서랍을 열었을 때 갖는 호기심처럼 

이 공간도 외부에서 가끔 손님이 올 경우 그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정도의 공간?


그럼에도 기본적인 상.하수도와 전기, 가스공사는 필수. 

상.하수도는 내손으로 하겠고 계단에 있는 썩어가는 화장실도

내손으로 직접 다 뜯어고칠 수 있겠다. 

가장 큰 산이 전기와 가스인데,

전기는 승압이, 가스는 배관과 계량기 설치가 관건.

그래서 전기는 한전에 직접 문의해서 내가 직접 승압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물어볼 생각이고

가스 역시 도시가스공사에 전화를 넣어 어디까지 내가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볼 생각이다. 

가스의 경우 그간 거래해온 업체에 문의를 하니 이래저래해서 140만원을 달라는데

그것도 나름 깎아준 금액이란다. 

그래도 너무 비싸다. 

파이프 깎는 미싱기만 있으면 배관공사는 나도 할 수 있건만..

게다가 지선에서 따와봤자 5미터 안팎이면 충분하고 굴곡도 거의 없어 난공사도 아니다. 

이참에 직접 해볼까?

어차피 미싱기 빌리면 수도파이프도 깎을 수 있으니

멋없는 에이콘 파이프보다 인테리어면에서 훨씬 돋보이는 수도관이 되지 않겠나? 

요즘이야 대개 탄성이 좋은 에이콘 파이프로 수도관을 연결하지만

수도관을 백관 파이프로 깎아 노출로 돌리면 그게 또 빈티지 인테리어의 또 다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요즘엔 수도 백관을 조명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봤는데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   

암튼 전기거 가스건 면허증을 수반해야 하는 작업이라면 모두 불가능한 일들이겠지만..


다시 언급하자면

망원동 세컨드 키친은 달고나의 든든한 병참기지나 다름없다.  

노량진과 가락시장에서 사오는 거의 대부분의 재료들은

망원동 키친을 거쳐 다듬어진 뒤 상수동 키친으로 옮겨지고 

일부 오븐용 요리들(라자냐, 까르또쵸 ..)은 망원동 키친에서 만들어진다.

식사빵도 망원동, 라구소스도, 생면파스타도 모두 망원동이다. 

그리고 상수동 달고나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메뉴들 역시 모두

망원동에서 연구해 내놓을 예정이다. 

파스타 메뉴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안티파스토와 메인 요리의 비중을 지금보다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망원동 키친은 다음주까지 공사를 마치려고 노력중이고

이 체제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월,화 휴무제였던 달고나는 아쉽지만 

그 체제를 접고 전일제 운영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그것을 대략 5월중으로 잡고 있다. 

물론 스태프들의 주5일 근무체제는 전과 같이 유지된다. 


망원동, 과연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