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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0 근황 4
  2. 2010.11.08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5
  3. 2010.09.29 집 이사 9
  4. 2010.09.07 사라져가는 것들 1
  5. 2010.09.06 4등 2
  6. 2010.09.05 7등 1
  7. 2010.08.25 댄싱 6
  8. 2010.08.12 우드 브라인드 6
  9. 2010.07.23 신촌생활 10
  10. 2010.06.21 기타리스트 6
한국 Korea 160409~2010. 11. 10. 01:29
지난 겨울에 생면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만들었던 라구 볼로네제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작했다.
라구 소스와 생면을 좀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이 뭘까 계속 고민중이고
만들때 마다 조금씩 방법을 바꿔가며 소스를 만들고 있다.
작년과 달라진 레시피는 소스에 우유를 넣는다는 점,
양파는 따로 볶아 수분을 빼준다는 점,
그리고 작년에는 넣지 않던 쇠고기를 돼지고기와 더불어 50대 50으로 섞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파를 따로 볶아주면서 특유의 시큼한 맛이 줄어든 점은 나름의 성과다.
좀 더 묵직하고 리치한 맛을 내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강양이 며칠 전 베로나의 엘리자베따에게 메일을 썼다.
볼로네제에 대한 어떤 색다른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제는 가게가 쉬는 날이었지만 오후 늦게 나와서 라구 소스를 만들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오향, 또는 팔각이라고도 부르고 영어로는 스타 아니스라 부르는
향신료를 넣고 끓이기도 했다.
영국 요리사 헤스톤 블루멘탈은 자신이 등장했던 요리 프로그램에서
라구 소스를 만들 때 오향을 사용했는데 아마도 재미를 톡톡히 본 모양이다.
모양은 익숙했어도 사용할 일이 없다가 이번에 한 번 사용해 봤는데 정확히 펜넬 향이다.
오향에 익숙해 있다가 처음 펜넬을 접했다면 그 반대로 표현했겠지..

오늘 점심엔 내내 장사하면서 한쪽에 오향을 넣고 물을 끓였다. 
주방을 넘어 홀까지 은은히 향이 퍼지는게
강양은 중국집 냄새 같다면 핀잔을 던졌지만
적어도 내게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라구 소스의 맛까지 향상시켰는지는 잘..
라구 소스 만들때는 역시 마조람 만한 허브가 없다는게 내 생각.


바질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며칠 전 가락시장에서 1kg에 4만1천 원 주고 사왔고 앞으로 가격은 그 선을 유지하거나
더 오를 것이라는게 채소상의 이야기다.
그 전에 좀 갖고 있던 바질은 몽땅 페스토를 만들었고
지금 '고별전'이라는 이름으로 페스토 메뉴를 내놓고 있다.
나름 입맛에 맞는 이들은 무척이나 애호하는 매니아성 메뉴인데
대략 이번 달까지 내놓고 내년 6월 까지는 우리 메뉴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주방 입장에서 페스토 메뉴 축구 경기에서 전후반 사이의 휴식타임과 같다.
불 위에서 팬과 씨름하느라 지칠 때 즈음
페스토는 면통에 면만 톡 던져 놓고 다 익으면 건져 내서
이미 만들어 놓은 패스토를 넣고 잘 버무려서 접시에 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페스토는 굳이 내가 아니어도 우리 가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메뉴다.
물론 그에 앞서 페스토 자체를 만드는 건 내 다른 문제지만.

관련한 사진도 올리면 좋겠는데
사진찍고 사이즈 편집하고 하는 것도 워낙 일인지라..
사실 습관의 문제일텐데..
습관이 베도록 다시 한 번 노력 좀 해볼까..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11. 8. 10:44
그저께,
가게 장사하는 동안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이진원의 음악을 줄창 틀어댔다.
그가 죽었기 때문이다.

멜론에 월정료를 내고 음악을 다운받아 가게 장사하는 동안 트는데
올해 초에 자주 틀었던 음악으로 캐비넷 싱어롱즈와 제이슨 므라즈,  
최근엔 브로컬리 너마저, 페퍼톤스, 십센치 등을 틀고 있고
달빛요정도 이 반열에 속한 우리가게의 애청 가수였다.

헌데 며칠 전, 옆 가게 코알라에서 일하는 재진씨가(비록 무명이지만 그도 싱글앨범을 낸 가수다)
달빛요정이 뇌졸중으로 상태가 심각하다 했고
그 사건으로 업계(인디판)가 뒤숭숭하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러니 그 얘기를 들은 다음날
하룻만에 그가 죽었으니 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날은 그의 노래만 줄곧 틀어댔다.

헌데 이 사건과 관련해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그의 사망을 계기로 그의 노래들이 온라인에서 반짝 인기를 끌자
음원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는 고인에게 음원료를 도토리로 지급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게된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같은 SK가 거느린 멜론 역시 가난한 창작자들에게
도토리를 음원 사용료를 지급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익 배분구조에 있어서 횡포 수준의 폭리를 취한다는 점이다.

가령 SK의 멜론에서 600원짜리 MP3 한곡을 다운 받으면
12.2%로 책정된 음원사용료 지급요율에 따라
대략 500원은 SK가 먹고 나머지 100원을 갖고
작곡자, 편곡자, 제작자, 가수가 나눠 갖는다고 한다.
'씨발놈들'이라는 욕이 안나올 수 없는 구조다.

흔히 멜론은 7대3, 애플은 3대7이라고 한다는데
이는 멜론이 7을 먹고 고작 3이 창작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반면
애플은 창작자에게 7의 몫을 준다는 얘기다.
애플의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선 그렇게 규칙을 정하고 있다하니
여기보다 훨씬 공정한 태도다.
어떤 이들은 국내 음원사들의 이같은 폭리에 일조하지 않으려는 시도에서
요즘 안팔리는 CD앨범 구입을 고집하고 있다하니 그 말에 공감이 안갈 수 없다. 

암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새로운 노래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됐고..
이진원의 명복을 빈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9. 29. 21:03
가게를 오픈한 이래 참 여러군데로 이사를 다녔다.
의정부와 상일동에 각각 가족들이 있으니 그곳에서 다녀도 됐겠지만
너무 멀다.
해서 월드컵 경기장의 찜질방을 주 거처로 삼고
태국 여행가는 후배의 빈 방,
스페인 여행가는 친구의 오피스텔,
그리고 최근에는 광주로 미술 관련 일로 내려가느라
신촌에 자기 방을 내준 친구의 집 등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왔다.
이유는 아무래도 전세를 얻을 만한 목돈이 없기 때문.

그러다 요 며칠 전,
메뚜기같은 생활을 접고
가게서 멀지 않은 곳에 방 한 칸을 월세로 계약했다.
비싼 월세에 반지하라는 약점, 거기에
도배 못해주겠다는 치사한 집주인까지.
하지만 이 모든 우울함은
가게서 걸어 5분이 채 안걸리는 환상적 거리가 싹 가시게 해준다.
집과 일터를 몇 걸음으로 오가는 가뿐함이란!

도배문제는 집주인과 절반씩 내는 걸로 합의를 봤다.
참 치사하고 뻔뻔한 사람일세..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9. 7. 01:56
쉬는 날,
인사동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친구 A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정확히는 친구의 형이 사진을 찍고 있고 
친구는 작년에 강남으로 '용감하게' 분사했고 그 빈자리에
또 다른 친구 B가 친구 형을 도와 일하고 있다.
아무튼 15년째 인사동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참 꿋꿋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남아 있으나 점차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필름이다.
디지털이 해일처럼 들이닥친 세상에서
떠내려가는 것은 LP판뿐만 아니라 필름도 포함됐단 말이지.
어디 그뿐이겠냐마는.

암튼 다소 충격적이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친구 형은 불안정한 필름공급에서 벗어나고자 언젠가
 후지코리아에 필름 1,000롤을 주문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이랬단다.

"주문대금의 60%를 현찰로 선불하셔야 하고 수령까진 4개월 가량이 걸릴 예정입니다"

필름생산을 중단한 후지는 수요가 작살난 상황에서 확실한 판매물량이 확보되고
그 마저도 생산의 한 싸이클이 될 만큼의 물량이어야 공장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종로에 그 즐비하던 필름가게는 대부분 사라졌고
그나마 하나 남은 가게의 사장님은 생존을 찾아 최근 인근에 작은 쌀국수집 하나를 인수했단다.
마침 지나다 보니 손님들에게 국수그릇을 나르는 모습이 창 너머로 보인다.
그 앞을 지나며 친구 B는 필름, 그리고 자신같은 사진쟁이의 쇠락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아까 스튜디오 있으면서 봤지?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디지털, 인터넷, 파일 따위를 모르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야. 젊은 사람들은 갈수록 줄고 있어. 이 일도 오래가지 못할꺼란 얘기지"


 생멸(生滅)이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전혀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마주할 때,
쓸쓸함을 넘어 황망하다.
투석으로 하루하루 가느다란 생을 이어가고 있는
큰 삼촌을 뵙고 온 오늘,
그도 필름을 닮아 있었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9. 6. 04:01
8시에는 튀어나가야 한다는 강박에
아침잠을 조금 설쳤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길바닥은 한산했고
채 10분도 안걸려 양평동 코스트코에 도착.
시계를 보니 8시 27분인데 9시 개장이라는 방침에 아랑곳않고
이미 30여 명의 사람들이 입구에 몰려 서 있었다.
저들이 모두 휘핑때문에 나처럼 아침부터 법썩을 떨며 집을 나선 건 아니겠지..
라며 생각하던 즈음 정문 셔터가 올라갔고 곧바로 입장이 시작됐다.
30분 일찍 개장이다. 일요일엔 그런가 보다.

나는 휘핑에게만 볼일이 있으니 그 육중한 카트를 밀 필요는 없어
홀가분하게 사뿐사뿐 걸어 지하1층 식품매장으로 내려갔다.
내 앞에 3명이 앞서 있었다.
혹시 저들이 모두 휘핑이 진열된 냉장고로 향할까?
설사 그렇다 해도 내가 4등이니 체신없이 그들을 추월하기 위해
뛰거나 할 필요는 없다. 절박한 심정을 티내고 싶지 않았고 그러기 위해
그들 틈에 섞여 휘핑을 집어들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생각같아선 매장 한 바퀴 살짝 돌며 시간을 벌어준 뒤 그들이 사라진 후에
아무도 모르게 휘핑을 집어들도 나오고 싶었다.
헌데..

거짓말처럼 그들 모두가 냉장고로 향했고 차례로 휘핑을 집어드는게 아닌가?
휘핑이 뭐길래..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들과 몇 걸음 거리를 두고 냉장고를 살피는데 어라?
휘핑이 동났네??

제일 먼저 도착한 어떤 남자가 10개를 구입해 총알같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 중년 여성이 20개를 자기 쇼핑가방에 담는 중인데
냉장고엔 더 이상 휘핑이 남아있질 않았다.
그럼 오늘은 고작 30개만 입고가 됐단 말인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에 황망함이 밀려왔다.
냉장고엔 더 이상 없고, 그 앞에서 한 여인이 자신이 먼저 차지한 휘핑을
주변 아랑곳 없이 부지런히 가방에 담고 있고..
이 사태를 그냥 바라볼 수 만은 없으니
다급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 여인에게 차분하게 얘기했다.

"저기요, 1인 10개 한정인데 20개씩 구입하시면 안되요"

그러자

"저도 아는데요, 그래서 회원카드 하나를 더 만들었어요"

오옷.. 급기야 저런 수법까지 등장했구나..
구매자의 정보가 캐셔 포스에 모두 집계되므로
방금 구입해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구입하는 꼼수는 그 회원카드에서
다 드러나므로 결국 카드 하나를 더 만들어 나름 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그만큼 휘핑 쟁탈전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으니
마저 한 마디를 더 건넸다.

"혹시 그 20개 오늘 하루에 다 쓰시는거 아니면 조금만 나눠주시죠"

나 원 참.. 구걸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니..
선뜻 내주지 않던 그 여성은 몇 마디 이어지는 내 요구에
결국 한 발 물러 섰는데 그렇게 해서 얻은 갯수는 딱 2개.
나 참..
그거 얻으려고 아침잠을 설치고 서둘러 집을 나서 쏜살같이 차를 몰고왔더란 말인가?
살짝 비참해짐을 느꼈다.

그 기분을 애써 무마하며 계산대로 향했지만 속은 쓰렸다.
헌데 내 뒤를 이어 온, 그러니까 5등으로 도착한 또 다른 중년여성.
그녀는 완전히 빈손으로 되돌아설 수 밖에 없었고 
나보다 이 상황을 더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기운이 온몸에서 뻗쳐나왔다.
화를 참지 못하며 씩씩대던 그녀는 매장 직원을 찾아 문제를 따졌지만
직원이라고 별 수는 없어 보였다.
 잠시 그녀의 분노를 옆에서 지켜보다가 직원에게 한 마디 물었다.

"저기요, 근데 오늘 물량이 이게 전부인가요?"

"잠시만요, (무전기를 들고는) 냉장, 오늘 휘핑 더 없습니까?"


그러고 곧 답변이 들려왔다.

"아직 남았습니다. 지금 마저 진열하겠습니다"

그거슨 한 마디로 복음이었고 속으로는 쾌재가 터져나왔다.
한 순간 기뻤고 그러면서 씁쓸해졌다.  
휘핑 몇 개 더 얻는 행복으로 살아가는 인생이라니..
앞으로 몇 날을 더 이런 식이어야 하는지 원..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9. 5. 01:30
그 안에 들어야 한다.
안그러면 당장 내일 하루, 크림 파스타는 판매를 못한다.
꼭 7등 이내다.
사연은 이렇다.

여름을 맞아 이곳저곳(커피집, 빙과업체)에서 유제품 사용이 폭증하면서
휘핑크림의 생산량이 급감해버렸다.
이유인 즉, 휘핑크림의 주성분인 유크림은 원유에서 뽑아내는데
그 우유가 여름을 맞아 이곳저곳에서 쓰이게되자
미처 유크림을 뽑아낼 양이 충분치 않은 것.
따라서 유제품 업체는 휘핑크림의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그것을 꾸준히 사용해오던 가게들은 요즘 휘핑 파동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의 경우 휘핑크림 대부분을 양평도 코스트코에서 구입해오는데
평소같으면 냉장고에서 쌓여 있었던 휘핑이
어느날 부턴가 아침에 일찍 가도 보이질 않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남자가 카트에 휘핑만 산더미처럼 쌓아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으니,
추측컨데 유제품 대리점 직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대리점 사람들이 코스트코까지 와서
부족분을 싹쓸이 해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것.
실제로 몇몇 유제품 납품업자에게 알아보니 자신들도
물량을 확보못해 제과점이나 커피집, 파스타집 등,
거래처에 물량을 맞춰주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물건을 가져온다고 했다.
코스트코에서 휘핑 구입이 어려워지자
비록 단가가 좀 높아도 대리점에서 안정적으로 받아볼 요량으로
그들을 접촉한 것이었는데 그들도 물량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어느날 코스트코 직원에게 일인 판매량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런 요구는 나 말고도 많았은지 이내 하루 일인 10개 판매의 조치가 내려졌다.
문제는 코스트코에 하루 들어오는 휘핑의 갯수는 딱 70개.
1인 10개씩 가져간다고 하면 그것을 차지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 7명 뿐이다.

어제 토요일 아침, 개장 후 15분이 지나 도착해보니
이미 휘핑은 동이난 상태.
나처럼 휘핑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이들이
개장 전부터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문이 열리면 냉장고로 달려가 휘핑을 끌어앉는 것이 분명하다.
경쟁을 넘어 전쟁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상황.

매장의 공식적인 개장은 9시지만
미리부터 대기하는 손님들이 많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그보다 좀 빠른 8시 40분이나 50분 경에 문을 연다고 하니
늦어도 30분 전까지는 도착해 신발끈을 조이고 대기해야겠다.
7명이 넘을 경우 그들이 한꺼번에 냉장고 앞에 몰려들어 
휘핑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
아 씨..
품위 좀 지키고 싶은데..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8. 25. 23:58

장사 마치고 모처럼 방문한 친구들과 맥주 한 잔.
어쩌다 보니 작은 춤판이 벌어졌다.
등을 보이는 이는 우리 가게서 화,수요일 주방을 도와주고 있는 K.
홍대서 오랫동안 살사를 춰온 친구라 스텝이나 기술이 예사가 아니다.


모처럼 유쾌한 시간.
사실 일 마치고 나면 언제나 유쾌하지만 요런 구경꺼리가 있기라도 하면 더 흥겨워질 수 밖에.

(근데 가게 참 좁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8. 12. 09:53
살다보면 발목을 잡는 일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그때문에 크건 작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건 당연한건데
이 블로그도 어쩌면 그런 것 중에 하나다.
물론 양면성이 존재하지만
안쓰면 삶의 중요한 무엇 하나를 굉장히 소홀히 하는 것 같은
책임감에 빠져들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암튼 그래서 앞으로는 좀 더 자주자주,
가능하다면 매일매일 포스팅을 올려보려고 한다.
(이 다짐 전에도 하지 않았나?)
20대에 들어서면서 한동안은 양지사에서 나오는 작은 다이어리에
매일매일 빠짐없이 일기를 적곤 했다.
그걸 들춰보면 내용도 참 조잡한게 많은데
뭐 그런 식으로라도 좀 적어보련다.


+++


어제 우드 브라인드를 달았다.
가게를 쉬는 월요일, 동대문 브라인드집에서 주문한 뒤
이틀 뒤인 어제 오전에 택배로 도착했다.
제법 묵직하고 무거운 놈들.
그간 브레이크 타임에 우리들만의 사생활이 행인들에게 가감없이
노출되는 것이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잠을 자거나.
그러면서 단다 단다 하던게 어느덧 8갤월에 이르렀고
드디어 어제 그 부자유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
점심장사 마치고 곧바로 매달려고 했는데
이런..
오르락 내리락 당기는 줄이 왼편에 부착돼 있는게 아닌가?
그 얘기는 출입문쪽에 치렁치렁 줄이 내려와 있다는 얘기다.
모든 브라인드 줄은 벽 모서리에 위치해야 하는 법.
애초 주문할 때 디자인, 색상만 생각했지
그런 기술적인 부분은 미처 생각지 못한거다.
그런건 판매 상인이 먼저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양반한테도 슬슬 화가 번진다.

암튼 다시 포장해서 돌려보내 고쳐달라고 하려는데
그쪽에서 하는 말이
'아, 그거 사장님이 좀 만지시면 쉽게 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런다.
통화를 마치고 꼼꼼히 들여다보니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인다.
웬만한 공구를 장난감 갖고 놀듯하는 내게는 뭐..

저녁 장사를 마치고 돌려 보내려고 쌌던 놈을 다시 풀고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갔다.
우선 브라인드의 핵심 부품이 모여있는 박스 부분을 뜯어보니
안에 별 것도 없다. 사실 뭐 대단할게 있겠나.
좀 뚜둥기고 나사를 조이고 해서 위치를 고쳐다는데 성공.
이제 문제는 매달기다.
이게 좀 난공사.

드릴에 철판 뚫는 기리(드릴 날)를 꽂고 철문 꼭대기에 구멍을 낸다.
브라인드를 지탱할 행거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다.
높은 사다리가 없으면 애초부터 불가능할 작업이지만
지난 겨울 가게 공사 때 목수들이 만들어놓은 나무 사다리를
아직도 갖고 있고 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다.
식당 안은 어느새 공사장으로 변했다.
아는 이들은 다 알겠지만 가게 간판이 아직도 '왕산건재'이니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 처음 보는 이들은
건재집으로 착각하겠다고 마침 와있던 강양 동생이 한 마디 던진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매달기에 성공했다.
브라인드 하나 달았을 뿐인데 가게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밤이라는 배경과 할로겐풍 조명, 그 사이에서 시야를 굵거나 가늘게 
조절하는 브라인드 날의 선이 매혹적이다.
단지 구정구정한 사생활의 차단을 먼저 생각했을 뿐인데
이런 고급스러움까지 얻게 될 줄이야.
만족스러운지 강양도 혼자 실실 웃는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7. 23. 00:38
신촌 집에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됐다.
인터넷이 안들어온건 아닌데
모뎀 아답터가 고장나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암튼 A/S기사를 불러 아답터를 교체하고 나니 뻥 하고 연결된다.
그 기념으로 한 줄 끄적.

아, 그리고 요즘 신촌에서 가게를 오가고 있다.
아주 운좋게도 가까운 곳에 집을 얻은 것이다. (정말 운도 좋지!)
사정인 즉, 한동안 우리 가게에서 알바삼아 취미삼아 빵을 만들던 K양이
광주 비엔날레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그곳에 내려가 일을 하게 됐는데
그쪽 일이 시한이 있어서 그간 살아온 신촌의 집을 처분하고 내려가기엔
좀 거시기 했던거다.
해서 신촌 둥지는 그대로 두고 몸만 달랑 내려갔고
대신 누군가 월세만 내며 살면 될테니 그 임자가 우리가 된 것.
껄껄껄
(어이 K양! 샤워기 고정시키는 장치를 달아놨어. 얼마나 편한지 몰라~)

집과 가게는 좀 빨리 걸으면 15분,
 자전거로 5분,
차로 5분,
노량진까진 차로 10분.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에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오고
밥도 얼마든지 해먹을 수 있는,
한마디로 제대로 된 집이다.
거기에 넓기까지 하다.

오랫동안 오피스텔 생활을 해오면서 그곳에 늘 가졌던 불만은
건물 자체가 마치 거대한 냄비와 같아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는 것인데
확실히 시멘트 벽돌로 지어진 이 집은
그런 점에서 돌솥과 같다.
 외부의 기온 변덕에 훨씬 과묵하니 좋다.



+++


하나 더.
주방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모집한다.
키친 전반에 관심이 있거나
언젠가 내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끔찍한 포부를 가진 사람,
또는 당장 용돈이나 생활비 마련이 급한 이들은
충분히 고민한 뒤 연락주기 바란다.

근무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로 2개 타임으로 나뉘며
하루종일 일하는 것도 가능하고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나오는 것도 가능하겠지 아마?..
시급은 5천원.
직접 가게에 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10. 6. 21. 15:35
인터넷에서 기타를 구입했다.
야마하.
이전에도 기타를 구입해서
가요대백과 책 한 권 달랑 놓고 혼자 띵까띵까 했었는데
열정은 높았으나 연습시간이 태부족이다보니
소리도 잘 안나고
그러다 흐지부지 돼 버렸다.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각종 짐들을 정리하면서 기타는
아는 후배에게 줘버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제대로 배워서 잘 쳐보려고 한다.
홍대는 술마시기도 좋은 곳이지만
음악을 배우기에도 좋은 곳 아닌가?
왜냐면 주변에 조금만 둘러보면 연주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고
심지어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중에 음악인이
심심찮게 있기도 하다.
우리가게 옆,
코알라에서 격일로 커피를 내리는 친구가
그런 경우인데
솔로 앨범을 낸 어엿한 가수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일주일에 하루 1시간씩 기타를 배우고 있다.
낡은 가요대백과가 아니라
전업 가수에게 기타를 배우고 있으니
연습만 뒷받침되면 좋은 결실이 있겠지.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