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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1 YS의 화해? 2
  2. 2009.08.02 보름 밀린 포스팅.. 9
  3. 2009.07.18 천도복숭아 바베큐 5
  4. 2009.07.15 알리오 e 올리오 e 태양초 12
  5. 2009.07.15 바람분뒤 뒷산 3
  6. 2009.07.12 진이네 떡볶이 8
  7. 2009.07.12 표고전과 자두 2
  8. 2009.07.08 3일째 5
  9. 2009.07.06 학원 첫 날 3
  10. 2009.07.04 한 입 6
한국 Korea 160409~2009. 8. 11. 01:08
DJ의 악화된 병세를 전하는 보도가 한창이다.
그런 와중에 YS가 DJ가 치료중인 병원을 찾았고 문병을 마치고 나온 후
기자들을 만나 '이젠 화홰할 때가 됐다', 또는
'화해한 걸로 봐도 된다'라고 YS가 말했다고 한다. 

지랄꼴갑이다. 
DJ에게 저질 인신공격을 일삼던 그가 이제 말못하는 환자로 전락한 그를 찾아가
화해를 얘기한다는 것도 가당찮거니와
3당 합당을 통해 군부정권의 품에 안겨 대통령을 챙겨먹으며 민주화를 철저히 배신한 그가
과연 '화해'를 말 할 자격이 있는가 말이다.

반씩 출자해 공장을 차렸건만 그 돈을 몽땅 챙겨들고 야반도주해
멀리서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하는 사이 남겨진 동업자와 그 가족들은 엄청 궁핍에 시달렸는데
그 배신자가 돌아와 '우리 이제 그만 화해합시다'라고 하면 말이 되냔 말이다. 

YS는 '화해'를 운운할 것이 아니라 '용서'를 얘기해야 옳지.
그리고 그건 DJ에게 털어놓을 것이 아니라 YS가 상처를 입힌 수 많은 민중들,
그리고 역사에 해야 함이 마땅하지 말이다. (사실 기대도 않하지만..)
YS의 느닷없는 DJ 문병도 뜬금없고 못마땅하고
이를 정치사의 드라마틱한 이벤트로 각색할 보수신문의 꼴갑에도 신물이 난다. 


기가 차는 일이 차고 넘치는 요즘이라 무덤덤해질 만도 하지만.. 
그래도 가끔 신경질 나는 일에 욕을 좀 쏟아내야 건강에 좋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8. 2. 22:23


모처럼 밥반찬으로 해먹은 두부조림.
기름에 자글자글 부쳐내고 꽈리고추 틈틈히 끼워 넣은 뒤 간장양념장 자작히 부어 한소뜸 끓여내면 그만.
아주 일반적인 방식인데 뭔가 색다른 시도가 있을 법도 하건만..
이탈리아 뻬루자에 있을 때 중국식재료상에 가서 가끔 두부를 사다먹은 이후
거의 처음 해먹는 두부조림이 아닌가 싶다.
이전에도 한 번 얘기했지만 중국식재료상은 도무지 믿을게 못되는게
두부가 2주가 지나도 그 싱싱함이 변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렇게 강한 두부는 생전 처음 봤다. 그 이상함을 곧 눈치채고 이후부턴 안샀다.



동네 가게에서 오이를 5개에 1천원이라는 가슴이 미어지는 가격으로 팔길래
지나칠 수 없어 사와 저리 볶아냈다. 
썰어 소금에 절여 1시간 후 면보로 싸서 물기를 꼭 짜낸 뒤
 기름 넉넉히 두른 팬에 마늘 볶다가 다진 파와 오이를 넣고 3분 가량 볶아 깨소금 뿌려내면 끝.

여름철 밥반찬으로 그만이고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입맛을 돋군다.
길게 썰어낸 돼지고기 안심을 살짝 간장양념으로 볶은 뒤 함께 합쳐 볶아내면 좀 덜 심심할 듯.
오이는 소박이나 무침 등, 생으로 먹을 땐 '그냥 오이 맛이구나'하는 식으로 그저그런 인상을 주는데
불에 볶거나 기름을 만나면 그 맛이 한결 고급스러워진다. 그렇지 않나?
탕수육이나 찜닭 등에 들어간 오이를 그래서 좋아라 하고 위에 저것도.



바지락 사다가 모처럼 지중해식 조개볶음에 와인 한 잔.
버터 살짝, 올리브오일 넉넉히 두른 팬에 마늘 볶다가 와인과 바지락 넣고 쎈 불에 뚜껑덥고 끓이면
조개가 모두 입을 벌리며 머금고 있던 달콤한 물을 쏟아낸다.
여기에 잘 삶은 파스타 면만 투하하면 그걸로 봉골레 파스타가 될텐데 토마토를 넣어 
가벼운 와인 안주로 끝냈다. 
 이탈리안 파슬리 듬뿍 넣어줘야 풍미가 살겠지만 꽃화분에서 키우는 작황이 썩 좋질 않다.
개량을 거쳐 메뉴에 꼭 집어넣을 선수.


닭 안심 샌드위치.
구워낸 바게뜨에 마요네즈, 겨자소스 바르고 치커리, 양상추, 토마토, 적양파 차례로 올린 뒤
말린 바질과 후추, 소금, 올리브오일에 1시간 가량 재운 닭 안심을 노릇하게 구워 올리면 땡.  
입맛에 따라 풍미 진한 치즈를 끼워 넣으면 죽음.


구운 바게뜨에 닭안심, 볶은 양파, 방울 토마토.
복잡한 샌드위치 귀찮고 또 질질 흘리며 먹는거 안내키면 이것도 좋다.



어느날 갑자기 툇마루집 된장이 땡겨서 아쉬운대로 해먹은 청국장.


동네 가게에서 파는 '이쁜이표 청국장'은 그 자체가 별로 짜지 않다.
그래서 콤콤한 콩맛을 양껏 맛볼 수 있으니 좋은데 여기에 집된장 좀 풀고 양파와 마늘 갈아넣고 
우렁이와 두부 넣고 고춧가루 좀 풀어 바글바글 끓여내면 어느새 자박자박해지며 간도 적당해진다. 
 한창 쏟아져 나오는 녹색채소 넣고 슥슥 비비면 그만인데
이때 곁들이는 반찬으론 오이지 무침이나 청양고추 띄운 물오이지가 최고!



냉장고에서 묵어가는 이런저런 재료들을 몽땅 때려넣었다.
토마토, 피망, 적양파, 돼지고기, 바지락, 그리고 소금과 후추, 올리브유를 마무리로 슥슥.


호박, 가지, 피망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위에 것들을 채워 넣은 뒤
그라나 빠다노를 솔솔 갈아 뿌렸다.
그리고 오븐으로 직행.


근데 이게 무슨 요린지 나도 잘..
익는 동안 양파나 토마토 등에서 물이 잔뜩 나와 저걸 쓰러뜨리면 국물이 주루룩 흘러나온다.
바삭하게 구운 바게뜨를 적셔 먹으면 제법 맛난다는..


솥밥은 언제나 자신있다.



가을같은 요즘 날씨.
훌쩍 자란 바질 위로 파란 하늘, 흰 구름이 평화롭다.


요즘 학원에서 만드는 것의 하나, 두부조림.
실고추와 얇게 썬 파를 고명으로 올린다. 호텔조리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너무도 싱거운 요리.

하루 4시간 교육에서 1시간은 자격증 필기시험에 대비한 문제풀이,
나머지 3시간은 실습인데 그마저도 하루 한 개 메뉴다.  
 마치면 어김없이 1시간 30분 가량이 남고 수강생들은 잡담으로 그 시간을 때운다.
며칠 보고 있자니 너무 기가 막혀서 담임이라고 자처하는 이에게 메일로 항의했다.
이튿날 나를 조용히 불러 이런저런 변명을 둘러댔는데 열받아서 좀 더 쎄게 물어 뜯으니
이 친구, 요래조래 대든다. 
좀 살살 갖고 놀다가 수강생들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수업에 반영하라는 걸로 얘기 끝.

다음날, 담임은 만면에 미소를 띄고 수강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허나 속은 영 내키지 않았을 터.
설문 결과는 '하루 2개의 메뉴를 실습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고 
그간 '여러분들 칼질이 아직 익숙치 않아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는 식의 궤변을 일삼던 그 친구(또는 학원)는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해서 현재 하루 2개의 메뉴를 훈련하고 있다.



그래서 만든 또 하나의 메뉴, 오이선.
계란지단 부쳐 얇게 채썰고 쇠고기와 버섯 역시 얇게 썰어 간장양념에 볶아
3번의 칼집을 낸 반달 모양의 오이에 저렇게 끼워 넣었다.
바닥에는 달콤한 식초물을 깔았고 젓가락으로 얌전히 집어 한 입 넣으면 제법 고급스런 맛을 낸다.

아무튼 요즘 학원측의 교육행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18. 16:08
지긋지긋한 악천후지만 그래도 열매들은 잘도 맺히는 모양이다.
집으로 오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회룡역을 빠져나오면 항상 그 앞에 과일가게 앞을 지나게 되는데
갖은 과일들의 화려한 자태에 언제나 시선을 빼앗긴다.
과일은 먹어야 맛이겠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맛과는 또 다른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오래전, 유럽에서 감자나 고구마같은 구근류는 지옥을 상징하고 
하늘을 향해 열매를 맺는 과일들은 천상을 상징해서 종교적인 찬사를 한몸에 받으며 귀족과
권력자들의 식탁에 자주 올랐다고 하고 과일을 항상 가까이 두고 싶어하던 일부의 사람들은
화가에게 부탁해 과일그림을 그려 벽에 걸어놓곤 했다고 한다.

요즘이야 사시사철 과일이 나고 그마저 없으면 제철에 찍어둔 과일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에 하루종일 걸어놓을 수 있으니 별로 아쉬울게 없다.
못먹어서 문제지..

얼마전 물 뚝뚝 떨어지는 빨간 자두를 아주 달게 먹었었는데 
요즘 또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과일이 바로 천도복숭아다. 



바알갛게 익은 모습이 먹음직스럽고 보기도 좋다.
 한 입 베어물면 자두나 복숭아처럼 지저분하게 물이 질질 흐르지 않아 먹기 깔끔하고
씨도 깔끔하게 떨어져 더 좋다.
문제는 지금까지 살면서 천도복숭아가 참 달고 맛있는 과일이라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
제일 중요한 지점에서 점수가 확 깎여나가는 과일이 바로 천도복숭아가 아닌가 싶다.
복숭아 특유의 맛과 향에 열광하기 보다는 단단하고 싱그러운 과육을 씹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어찌보면 과일계의 '심심풀이'가 아닌가 싶다.

마침 천도복숭아가 있어서 TV보며 맹숭하게 심심풀이로 먹다가
불에 구워먹어보기로 했다.
구워먹는 과일이 훨씬 더 단맛을 내주는데 수분이 날아가서 당도가 높아진 탓일꺼라 추측..
과일 구워먹는게 이젠 대수가 아닌 세상이니 새삼스러운것도 아니다.
심심하던 차에 껍질이 질기고 과육이 물르지 않은 과일이 있다면 구워보자.



그냥 복숭아나 천도복숭아는 표면에 얕은 홈이 있어 그 홈을 따라 빙 돌리며 칼집을 내준다.
그래야 씨를 중심으로 정확하고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진다.



불 위에 직접 올려도 되고 석쇠에 올려 구워도 되고.
얼마전 학원에서 더덕구이 실습이 있어 동네에 업소용 주방용품점에서 5천원 주고 구입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니 가소롭다는 듯 짧게 한 마디 한다.
"스텐이에요"

과일은 가급적 불을 직접 쐬면서 구워주는게 좋고
껍질이 새카맣게 타도 어차피 먹을 때 벗겨낼테니 과감하게 태우는게 당도를 높여 더 좋을 수도.



 약한 표면이 먼저 터지면서 과즙이 새나오는데 이때 불을 만나 자글자글 끓으며 캬라멜환 된다.



껍질쪽만 아니라 과육쪽도 한 번 구워봤다.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헌데 구울수록 과육이 물러지면서 캬라멜화 된 과즙이 많이 생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르는 느낌이다.
이건 좀 아닌데 싶고..



접시에 올려 스테이크 썰듯 먹으니 음..  부드럽고 맛도 괜찮고 재미도 있다.
당도가 확 높아지진 않았지만 따뜻한 온기가 입안에서 단맛을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듯 싶다.
탄맛이 가미돼 언뜻 군고구마의 어떤 맛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가니쉬(곁들임)로 스테이크나 기타 메인 요리에 함께 내면 굿일 듯.



설탕 조린 캬라멜을 끼얹어 디저트에 응용하면 그것도 훌륭하겠지만,
과일 스테이크라는 컨셉으로 뭔가 재미난걸 시도해 볼 수도..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15. 23:18
원래는 태양초 대신 새끼손가락보다 좀 더 작은 페페론치노가 들어가야 하지만 아쉽게도 없다.
그게 들어가야 좀 더 탁 쏘는 매운맛이 스파게티에 골고루 입혀지건만..
재료는
스파게티, 마늘, 쁘레쩨몰로, 말린 고추, 올리브유, 소금, 후추


마늘 까놓고 쁘레쩨몰로(이탈리안 파슬리) 준비하고..
화분에서 길쭉하게 뻗어나온 놈 하나를 잘라와 마디를 살짝 맛보니
파슬리임에도 고수맛이 난다. 싱싱하고 좋다는 얘기.
고수맛과 향을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면 이걸로 서서히 시작하면 될 듯.



끓는 물에 스파게티 던져넣고..



페페론치노 대신 김장때 쓰고 남은 태양초 닦아서 숭덩숭덩.
같은 고추지만 확실히 향과 맛이 우러나질 않는다.



올리브유 두르고 마늘 먼저 자글자글 볶다가 고추 투하.
함께 넣고 볶으면 고추가 죄 타버리니 마늘색이 변할 무렵에 투하.




면이 적당히 덜 익었다 싶을 때 꺼내 소금 살짝 뿌리고 볶아준다.
이때 팬에 물기가 곧 말라버리는데 면 삶은 물은 한 두 국자 떠 넣으면 촉촉해지면서
면도 서로 붙지않고 젓가락으로 마구 휘저어주면 제법 요리하는 폼이 난다.
덜 익은 면이 마저 익을 정도로만 볶아주고 너무 마른다 싶으면 면국물 한 국자 더.




요렇게.
소스국물이 자작하니 먹음직 스럽고 땟깔도 좋고.




불 끄고
줄기는 오종종 채썰고 잎은 듬성듬성 썰어 둔 쁘레쩨몰로를 넣어
골고루 더 뒤섞어 준다.
아, 후추도..




접시에 얌전히 담아준다.
젓가락 보다는 집게로 집어 한 바퀴 비틀며 담아주는 것이 모양잡기에 유리하다.




쁘레쩨몰로 한 잎 얹어주는 것으로 마무리.
질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있으면 샐러드에 뿌리듯이 마저 뿌려 먹으면 좋고
치즈 갈아넣으면 별로.




자 한 입..

이 바탕에서 홍합, 바지락, 꼬막, 오징어, 새우, 앤쵸비를 넣어주면
홍합 파스타, 조개 파스타, 앤쵸비 파스타..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15. 22:21
오랫만에 제대로 된 장마고 그런만큼 피해도 크다.
비때문에 한동안 뒷산 산책을 못올랐었는데 오늘 날이 개어 올라봤더니
서있어야 할 나무들이 누워있다.
한 두 그루가 아니어서 잠시 놀란 뒤 집으로 내려가 카메라를 집어들고 다시 올랐다.


10미터는 족히 될 나무들,
최소 20년씩은 자랐을텐데 저렇게 한 방에 가는구나.



가만 보니 뿌리가 깊지 못하고 
밑둥이 스펀지처럼 물러져 있더라는.
산책하던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며 혀를 찬다.

저리 오래 방치되진 않을 것 같은데 시 녹지과 같은 곳에서 
모터톱 들린 사내들을 올려보내는건가?

 창밖의 작은 바질화단도 이번 비바람에 피해가 컸다.
젓가락을 땅에 박아넣고 지지대를 대줘 쓰러지는 피해는 없었지만
이파리가 물에 펑 젖어 잎들이 탄력을 잃어버렸다.
오랫동안 햇빛을 못봐 생육에도 지장이 있는 듯.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12. 02:31

갑자기 떡볶이 주전부리가 땡겨서 한 접시.
멀겋고 흥건한 국물이 초등학교시절에 먹던 그 맛과 많이 닮았고 
떡마저 밀가루 떡이니 그 쫄깃함과 풍미가 예전것과 비슷한데 고춧가루를 조금만 더 넣어
색감과 매운 강도를 끌어올리고 대파도 좀 더 틈틈이 섞였더라면 한치도 나무랄데 없었을 맛.





추가로 만두튀김.
독자적인 맛의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떡볶이 국물에 기생하는 메뉴인데
갓 튀겨낸 건 떡볶이를 밀어내고 당당히 홀로선다.
기교란 없음에도 오뎅국물 반 국자에 살짝 간장풀어 찍어먹으면 기특하다는 생각밖에..
3개 1천원, 별로 배고프지도 않았는데 결국 한 접시 더.
일식 튀김? 까불지 말거라~!


장난같지만 나름 진지한 판촉 광고도..
모두 주옥같은 문구들..




가게 외관.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7%의 포인트 적립과 회원들만을 위한 진이 아줌마의
특별한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니 관심있는 분식 매니아들은 방문해보시길.
아무튼 강동구 상일동에선 나름 알려진 집이라고..
주소는 사진속에.



+++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12. 01:17
목요일엔 쏟아진 폭우로 학원가기를 포기했다.
바람마저 강해서 우산은 아무짝에 쓸모 없을 듯 싶었고
펑 젖은 운동화속에서 불어터질 발을 생각하니 내키지 않았다.
아직 여름 샌들이 없다.

아무튼 목요일의 실습과제는 비빔국수였다는데
교재로 나눠준 책으로 혼자 실습하는 것으로 아쉬움과 찜찜함을 달랠까 하다가
국수가 있나 찾아보니 없어서 이 마저도 포기했다. 
대신 비바람에 반쯤 쓰러진 바질을 일으켜 세우고 드러난 뿌리에
흙을 덮어주는 등의 농사일에 팔을 걷어부쳤다.
그렇게 작은 사태를 수습했고..



물에 펑 젖은 잎. 
심한 것은 마치 얼었다가 녹은 상추처럼 반투명해져 버렸고 
따버릴까 하다가 뒀더니 하루 햇살을 받고는 다시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와 있더라.
 오늘 밤, 한 차례 또 쏟아질꺼라는데 걱정이다.


+++


금요일, 강사의 실습을 지켜보기 위해 학생들이 잔뜩 몰려있다.
보는 바와 같이 제법 깨끗하고 집기나 시설도 후지지 않다.
한 테이블당 5명이 조를 이뤄 진행되는 시스템.




이날의 실습과제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도, 먹어 본 적도 없는 표고전.
 전부치기야 명절 때 담당이니 별 어려울게 없다.
딱딱하게 말라있는 표고는
팔팔 끓은 물에 설탕을 넣고 담가두면 좀 더 빨리 분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집에서야 그럴 필요 없지만 시험장에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는 편법이라고. 
불은 표고는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줘야 함은 물론. 




 강사가 강조한 것은 기둥을 잘라낸 속에 두부와 고기를 섞은 소를 도톰해질 정도로 많이 넣지 말라는 것.
그러면 부칠 때 오그라들며 부풀어 올라 모양이 이쁘지 않게 된단다.
이는 감독관들에게 트집꺼리가 될 수도 있다고.
허나 먹기위해 부친다면 깡그리 무시할 권고다.




완성된 표고전.
내 맘에도 들고 강사도 칭찬한다.
맛? 느낌과 달리 별로다.
아무래도 고기소가 좀 두둑히 들어가야 맛의 균형이 맞을 듯 싶고
버섯의 물기를 꼭 짰더니 너무 퍽퍽하다.
 버섯에 십자 칼집은 내면 안되냐고 누군가 물으니 그건 일본식이란다. 





하나 맘에 걸린 건 이 쇠고기.
학원에서 실습용으로 쓰는 고기가 한우일리 만무할테고..
그저 싼 고기 사다 쓰는거라면 십중팔구 미국산일텐데..
 공짜로 줘도 먹고싶지 않은게 미국산이니..
앞으로 고기 쓸 일 많으니 적당할 때 원산지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

 



좀 이르지만 하우스 포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뭐니뭐니해도 지금 쏟아져나고 시작한 제철 과일은 자두다.
포도와 나란히 놓고 보니 색 대비감이 여간 이쁜게 아니다.





한 입 베어물자 단즙이 주루룩~!
맛 없는건 맛 없지만 맛 있는건 맛있다.
요건 맛있는 놈.
포도와 자두의 강렬한 색감을 잘 살려낸 디저트라면 정말 근사할 것 같은데..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8. 23:24
3일째 맞는 학원. 대체 뭘 배우고 있을까?
사진으로 확인해보면..



조리 이론수업.
식품위생개론, 식품학, 조리이론 및 원가계산, 공중보건학 등에 관한 내용들이 책을 채우고 있고
앞으로 한 달간은 매일 2시간씩 이 내용들을 읽어보며 문제를 풀게된다.
한식,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시험에 대비해서인데..

사실 내(김군)가 이 자격증이 딱히 필요치는 않은지라 의자에 앉은 내내 엉덩이만 아프다. 
크건 작건 식당창업에 필요한 서류는 단지 사업자등록증과
한국음식업중앙회에서 실시하는 19,000원짜리 위생교육에 대한 필증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습실에 비치된 기본양념재료는
식용유, 식초, 간장, 참기름, 소금, 후추, 설탕, 깨소금.
빠진게 뭐가 있을까?  고춧가루?



강사가 마늘 다지는 요령을 설명하고 있는데
얇게 편을 썬 뒤 다시 채를 썰고 이를 가지런히 붙잡고 촘촘하게 깍둑썰기를 한다.
 그걸 다시 오랫동안 다지면 마늘은 찧은 것 처럼 곱고 투명하게 다져진다.
양념으로 쓰이는 마늘의 경우엔 보이거나 씹히며 안된다는 것.
그럼 집에서 하듯이 곱게 빻으면 되지 왜 이렇게 오랜시간 칼작업을 하는지 사실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당연히 식당에서도 이렇게 마늘을 다지는 곳은 없다.
그럼 왜?  자격증 시험때문에.



본격적인 실습 시작. 
마치 여고 가정시간 같은 풍경이다.
요리는 초보, 실력은 엉망이지만 칼은 30개중 제일 폼난다.




계란지단 부치기는 한식조리에 기본이라는데 왠만한 요리에 단골 고명이기 때문이라고.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 뒤 소금 조금 뿌리고 노른자에는 물을 아주 조금 섞어준다.
그래야 농도가 묽어져 넓고 고른 지단이 부쳐진다.




흰자는 노른자에 비해 수분이 많고 탄력이 적어 조금만 소홀해도 쉽게 찢어진다. 




 실습 첫날의 성과.
깎고 채썰고 다지고 부치고.
4cm로, 2mm로..




오늘의 성과.
하룻만에 규격에 최대한 가깝게 해냈다. 
기본기가 닦여가는 걸까? 아니면 따분한 기계처럼 돼가는 걸까?
그래도 잘했다는 칭찬을 들으니기 기분은 좋은데 이게 과연 잘하는건지 원..


볼로냐 주방에서 경준이는 한국에서 요리학원 다니던 때에 대해 말했다.
"요리학원이요? 거긴 운전면허 학원과 다르지 않아요.
운전면허학원이 운전이 아닌 합격요령을 가르치는 것 처럼
요리학원도 합격요령만 가르칠 뿐이죠"



일리 있는 말이다.
그리곤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는데,
"그래도 외국에 나와 있으니 그 때 잘 익혀둘껄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땐 필요없는 것 투성이고 이걸 뭐하러 배우나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특히 한식같은 경우는 더욱이요.."

자격증이라는 현실적 수요를 맞추기 위한 학원측의 맞춤지도에 익숙해지는 것과 
원한건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 고리타분하고 요령 위주지만 그래도 이게 기본이더라는 생각,
뭐가 맞는 것일까?
일단은 자격증 취득 후 유치원에 조리보육사로 취직하려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코스지만
식당을 창업하거나 뭔가 창의적 아이템의 갈증을 풀려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함이 많은 수업이라는게
현재 내가 내린 결론.
4개월 후에 가서 또 결론이 바뀔지 모르겠는데 그리 되기 바란다.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6. 23:51

오늘부터 10월 26일까지, 총 80일간 진행되는 조리학원 수업이 시작됐다.
올해 초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는 강의실습실은 보기 드물게 깨끗한게 시설이 좋아 보였고
천정에 매달리 에어컨에선 시원한 바람도 뿜어져 나왔다.
30명 정원의 수업은 어느새 30명이 가득 찼고 남녀 비율은 정확히 반반.
지난주에 이미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한 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낯설고 서먹하다.

이런 자리에서 젤 싫지만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자기소개.
공교롭게도 첫 타자로 지목돼 자기소개를 해야했는데 이후 29명의 소개를 듣고 나니
결코 나만 더듬고 어설픈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ㅋㅋ
아마 노래까지 시켰다면 가스 틀어 교실을 폭파시켰을 지도 모르겠다.
연령은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에 걸쳐 골고루 퍼져있고
자기소개를 통해 드러난 이들의 면모는 참으로 다양하다.

"하이카에서 일했습니다. 렉카차라고 하면 아시겠죠?"
"은행에서 청경으로 일하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어요.."
"출판사에서 기획, 교정일을 했어요.."
"부모님이 된장찌개집을 하시는데 맛은 끝내주지만 목이 안좋아 장사가 안되요. 딸로서 도움이 되고자.."
"그릇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 회사가 망해 그만두고 그릇과 관련한 일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보육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 요즘은 조리사 자격증까지 있어야 유치원 지원이 용이해요" 

듣고 있자니 제각각의 인생사가 재밌게도 들렸지만 서글프기도 했다.
누구 하나 팔자좋은 심정으로 이곳을 찾은 이는 없는 셈이기도 한데
키포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온 한 친구의 표현에선 그 팍팍함이 진하게 뭍어났다
"지원 동기는 먹고 살기 위해섭니다"
설마 이거저거 하다가 결국 만만해서 선택한 것이 요리는 아니길..


학원수업료는 4달, 매주 5일에 하루 4시간 진행에 125만원으로
이 가운데 100만원은 거주지 고용지원센터에 사전 등록을 통해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다.
<직업능력개발계좌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학원 수업료의 25%를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인데 자세한 사항은 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 

 

Posted by dalgonaa
한국 Korea 160409~2009. 7. 4. 12:53

냉동고에 먹다 남은 삼겹살이 꽝꽝 얼어있었다.
녹여서 구워 먹어봐야 물만 많이 나오고 맛도 영 형편없다.
요때는 그저 찌개에 넣고 물르도록 푹 끓여먹어야 삼겹살만의 넓은 맛의 지평을 즐길 수 있다!
이날은 영원한 맛의 동반자 김치찌개.

비닐에 싸여진 삼겹살을 물에 담가 녹이고 냄비에 김치와 물, 멸치를 넣고 불에 올린 뒤
반쯤 녹았지만 여전히 돌멩이 같은 삼겹살을 마저 넣고 1시간을 푹 끓여냈다.
고기는 포실해지고 비계는 치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데
한입 넣고 씹으면 고소한 삼겹기름이 맛의 진가를 뿜어낸다.
더불어 푹 물를 것 같은 김치는 탄력이 아직도 쌩쌩해서
푹 물른 고기와의 궁합이 찰떡인데
흰 쌀밥 보다는 쫀득한 콩밥에 얹어 먹으면 더 좋다.

소문난 김치찌개 맛집이야 즐비하지만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먹는 이만한 맛은 없지 싶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