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7.19 휴가의 시작?
  2. 2008.07.02 해변으로 가요 2 4
  3. 2008.07.01 해변으로 가요
블로그 제목이 '휴가'면서 왠 새삼스레 '휴가의 시작'인가 싶을텐데 지난 석달 반동안 줄기차게 달려온 영어수업을 2주간 쉬기로 해서다. 학원측에 미리 얘기해뒀으니 바로 오늘 토요일부터 또다른 휴가가 시작된 셈이다.

6개월 정도 머물며 학원다니는 사람들은 중간에 한 번 정도, 대략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Break를 걸어 인근 국가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우리도 이 대열에 동참할 생각으로 한동안 유럽지도를 놓고 이래저래 선을 그어가며 계획을 짰었지만 결국엔 펼친 지도 고이 접어 책 사이에 껴놓고 그냥 이 뜨듯한 섬에 계속 갇혀있기로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곳 몰타야말로 휴가를 보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 아닌가! 하루종일 물과 그늘진 비치 침대를 오가며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누구나 꿈꾸는 휴가지의 낭만이 아닌가 말이다. 더욱이 2주 안팎의 짧은 영어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다른 유럽인들은 이곳 휴가지의 시간을 무슨 전화카드처럼 생각하는지 10원도 남김없이 다 쓰고 가겠다는 기세로 잠도 물리쳐가며 밤거리를 헤매고 있고 아직 이곳을 오지못한 수많은 유럽인들이야 말로 축축한 대륙에서 뽀송뽀송한 햇살만을 고대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덧 일상으로 느껴지는 이곳 생활에 염증이 두터워지면서 그것이 눈을 잠시 가려 딴생각을 품었던 셈인데 아무튼 먹거리와 책 몇 권 집어들고 집과 비치만을 주로 오갈 새각이다. 이참에 한창 물오른 수영을 완벽히 마스터함은 물론 수영과 낮잠 사이를 오가는 틈틈이 이런저런 공상이나 즐기면서 향후 계획에 대한 대강의 밑그림을 좀 더 선명하게 그려보려고 한다.

고민의 하나는 영상 아르바이트 문제다. 돈을 넉넉히 쟁여놓고 하는 여행이 아니다보니 돈 벌 기회가 있다면 틈틈히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처지다. 마침 그럴듯한 기회가 있기도 해서 시간과 계획을 잡고 뛰어들면 되겠건만 이놈의 게으름은 먼 타국에 와서도 우리들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는다. 해서 이번 휴가 기간에 이 매듭도 어떻게든 풀어내도록 애쓸 생각이다. (하지만 역시 귀찮다. 내키지 않는 일을 하기란.. 크흐흑..)


Posted by dalgonaa
학원 풀장에 도착하니 이런.. 스페인 청소년들이 풀장을 모두 점령했다. 설마 이럴꺼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비좁은 통로까지 햇살에 몸을 맡긴 아이들로 그야말로 터져나갈 지경이다. 뒤늦게 확인한 사실은 이곳(슬리에마 비치 클럽)은 주니어 비치로 운영되고 파처빌에서 가까운 비치클럽이 성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곳이라고 한다. 결국 어제 김군이 갔던 곳이 성인 비치고 강양이 갔던 곳이 청소년 비치였던 셈. 발길을 돌려 파처빌로 가기에는 너무 멀어 그냥 길 옆으로 이어지는 일반 록비치에서 놀기로 했다.



>> 부드럽게 깎여나간 락비치는 몰타 해안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모래성을 쌓는 낭만은 없지만 몸에 뭐 묻는거 싫어하는 유럽인들, 특히 영국인들에게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김군이 수심을 확인하기 위해 해안쪽으로 다가서고..



>> 저들이 좋아라 하며 놀고 있는 저 곳의 수심은 최소 7미터. 좀 더 나아가면 대책없이 깊어진다. 어떻게 아냐고?



>> 한국으로 떠난 방두호군이 선물로 주고간 스노클이 답을 보여줬다. 물 색깔이 달라지는 곳의 깊이가 최소 7미터이고 좀 더 나아가자 그보다 더 깊어진다. 사실 바닥의 표면이 뚜렷히 안보이는데 이때 밀려오는 경이로움과 공포감이란..



>> 저 스노클을 벗어버리면 김군은 그 순간 물 속으로 꺼져들어갈 터. 공포감때문에 저 멀리 사람있는 곳 까지는 도무지 못나아가겠더라는.. 물속은 작은 물고기 떼와 바위에 달라붙은 조개껍질들, 그리고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큰 물고기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곤 한다. 깊은 바닥에 가끔 맥주 깡통도 보이고..



>> 좀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뭍으로 나오고..



>> 튜브에 몸을 맡기고 바다위를 정처없이 떠도는 한 여성은 일광욕(Sun bath)삼매경, 강양은 비키니 입고 계속 사진 촬영 삼매경..
Posted by dalgonaa

7월, 우선 두 가지가 달라졌다.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수 백명의 스페인 학생들이 몰타로 들어왔다. 학원은 갑작스레 만원이 됐고 어딜 가든 들려오는 것은 스페인어다. 또 하나, 어제를 시작으로 우리도 본격적으로 지중해의 물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어제는 새삼, '다들 이 맛에 몰타로 들어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군은 독일친구 Torsten의 지도하에 발도 닿지 않는 시커먼 물 속에서 떠 있는 법을 배웠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어떤 '감'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강양은 길이 엇갈려 다른 비치에서 하루종이 물장구를 쳤다. 두 사람 모두 이곳 지중해에서 꼭 수영을 배우고 배우고 떠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오늘은 한 장소에서 모이기로 했고 김군은 시간맞춰 약속장소로 나가는 중이다. 내가 짊어지고 나가는 것은 바로 아래의 것.



>> 물은 어제 이미 냉동고에 넣어 얼려놨과 맥주는 좀 전에 사온 것을 냉동고에서 서둘러 식힌 뒤 모두 함께 아이스팩 가방에 넣었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풀장인데 그곳은 바닷물을 쓴다. 학원에서 운영하는 곳이며 물론 우린 공짜다. 좀 더 환경이 좋은 다른 비치로 몰려가는 덕에 그곳은 언제나 한적해서 강양을 비롯한 수영 초급자들이 맘 놓고 수영을 배우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짠물에 목이 타면 맥주 하나 꺼내 들어 칙!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