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3. 12. 9. 09:17

컴퓨터에 있는 카다록 프로그램에 그날그날의 공사 진행상황을 간략히 

기록했는데 이것도 한 10여일 전부터 기록을 포기하고

일 마치고 들어오면 씻지도 않고 누워 자는데 바빴다.

그래서 전화가 언제 연결됐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암튼 며칠 전에 드디어 전화가 연결됐고 이후 

적잖은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얘기했다.


'11일 수요일 오픈 예정입니다'



11월 4일에 시작된 공사가 이제 단 이틀을 남겨두고 있는 셈인데

과연 수요일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니 이렇다.


- 제빵 트레이용 앵글 추가조립 (가까운 철물)

- 주방 오븐옆 선반 용접 추가작업 (있는걸로 해결)

- 홀 컵선반 뒷면 랙산 설치작업 (이게 좀 큰 작업  - 을지로)

- 식기세척기 배수호스 연결 (그냥 70mm 배수파이프에 직결)

-현관물 손잡이 설치 (1차 실패경험 있음 - 을지로)

- 유리창 시트지 작업 (방산시장)

- 세면대 미니조명 설치 (있는걸로)

- 홀 테이블 제작 (2~3개 - 가까운 목재소)

- 주방바닥 청소용 대걸레 구입 (가까운 마트)

- 900 사이즈 상부선반 구입 (황학동)

- 창 틈 문풍지 작업 (가까운 철물)

- 연탄 200장 들이기 (배달 예정)

- 자투리 공간 선반제작 (있는걸로)

- 홀 조명 추가구입 (을지로)

- 씽크대 앞 흡수용 발판 구입 (을지로)

- 블라인드 설치 (인터넷. 어제주문 완료)

- TV케이블 분배기 연결 (가까운 전기집)

- 의자 구입

- 미니드럼세탁기 구입 (인터넷 - 설치기사가 다 해준다니 좋쿠만)

그리고..


화덕..


지난번에는 무너졌었다.

그 이유를 조사해보니 돔 구조에서 힘을 가장 크게 받는 기초 부분이 

바닥과 견고하게 결합되지 않아 밀려나는 힘을 못이겨 무너졌던 것.

이번엔 그 문제를 완전히 해결.

어제 일종의 나무 거푸집 틀을 떼어냈는데도 자기 힘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에

나름 살짝 감동도 하고 마냥 신기해서 10분간 돔을 구석구석 바라봤다. 

화덕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연통도 1차 부분만 빼놨고 화덕 전면부는 아직 건축이 안됐다.

마무리되면 타일 작업도 해야하고 (귀찮으면 건너 뛸 수도)

참나무 장작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험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과연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



이 외에도 돌발적으로 발생하게 될 하자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가장 경계지역이 뒷마당쪽 6인석 테이블의 천정이 그렇다.

2층 주방에서 아주 조금씩 누수가 있는데 그걸 피해가기 위해

천정 작업을 하면서 방수비닐을 치고 그 아래 마감 합판을 했는데

어느새 조금씩 샌 물이 어느 지점에 모이더니 결국 낮은 곳으로 흐르다가

그것이 뒷마당쪽 출입문 바로 아래로 쏟아지더라는.. 2번에 걸쳐 벌어졌다.

많은 양은 물론 아니지만 갈길을 잃은 물줄기를 바라보는 심정은 불안 그 자체. 

해서 어제 다시 보완작업을 했지만 그것이 성공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어쩌면 6인석 테이블 손님이나 다른 누군가가 보완작업의 '실패'를 항의할 수도..



요즘도 코를 풀면 각종 재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끝짱을 보겠다고 심하게 풀면 안나던 코피가 조금씩 섞여 나오기도 한다. 

아침마다 손발이 붓고 몸 구석구석이 쑤신다.

공사를 앞둔 몇 주 전부터는 숨막히는 주방의 일상을

벗어난다는 생각에 그 기대가 여름하늘 적란운처럼 가득 부풀어 올랐었는데

이제 한 달이 넘어가자 살짝 일상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공사기간 한 달은, 비록 몸을 고되지만 

마음만은 휴가같았던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어릴적부터 뭔가 깨작깨작 만들기 좋아하던 그 흥미를,

호기심을 맘껏 해소하며 보낸 시간. 



헌데 손님들이 만족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간 머릿속에서 생각해뒀던 이런저런 요리들이 가게 재오픈과 함께

바로 펼쳐지는 건 아니기 때문.

지금까지 해오던 메뉴들도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의심이 들지만

아무튼 늦어도 새해부터는 달고나의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화덕요리와 그릴요리가 추가되는 건 가장 큰 변화다. 

그때까지 손님여러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오늘 밤에 가락시장, 내일 아침엔 노량진 시장.

과연 수요일에 재오픈이 가능할까????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