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2. 12. 18. 00:42


문재인의 승리를 전제하고 잠시 끄적이자면,

이번 선거과정 중에 박근혜가 결정적 승기를 잡는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박근혜가 그것을 감행했다면 

아무리 안철수라도 그것을 돌파해내긴 힘들었을 것이란게 내 생각이다.


바로 최측근이었던 이춘상 보좌관의 사고사가 그것인데..

유세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자동차 사고가 났고 결국 숨을 거두었으니

자신의 본분에서 최선을 다하려던 욕심이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니만큼

캠프 사람들은 물론 사건을 접한 일반인들도

안타깝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소식을 접한 박근혜는 우선 잡힌 일정들을 소화한 뒤

곧바로 고인의 빈소ㄹ로 달려갔다고 한다.

오랫동안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분신이 사고로 떠났으니

그 슬픔과 상실감은 컸으리라 짐작되고

더욱이 대통령 선거라는 일생최대의 공동목표를 코앞에 두고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그 허망함은 더욱 컸으리라 또한 짐작되는데..



여기서 만약 박근혜가 모든 유세일정을 중단하고 이보좌관의 장례를 발인까지 성심껏 치른 뒤

다시 유세에 나섰다면 거기서 이번 대선은 게임이 끝났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선을 치르면서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은 늘 터지기 마련인데

그것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당기는 것엔 기술적인 요령도 있겠지만

정말 한방에 가는 것은 '감동(또는 거역할 수 없는 공감)'이기 때문이다.


설사 그 감동이 '기술'이라 해도 사람들에겐 다음 메시지를 각인시키게 되는데

전시 상황에서도 부하의 장례를 성심껏 치르는 장수의 결단력, 또는 통솔력,

그것을 통해 쌓이는 의리, 또는 신뢰,

그리고 이 모든 행위를 통해 전달되는 진정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아버지 박정희와 연결되면서 향수를 일으키고

여기에 평소 박근혜에게 입혀진 '가련'의 이미지가 겹쳐지면

대중들은 '동정'이라는 비타협적 정서로 그녀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거나

또는 그 공격을 애써 외면하지 않았을까?


'박근혜의 힘'이란 결국 박정희로 상징되는 지도력,

육영수로 상징되는 동정과 연민으로 어우러진 '이미지의 힘' 아니던가?

이보좌관의 사고는 그것들을 하나로 보여줄 수 있는, 위기면서 기회였다는게 내 생각.



선거가.. 이제 자정이 넘었으니 하루 앞으로 다가온 셈.

글은 위와같이 끄적였지만 난 정권교체의 기운을 느낀다.

가슴 한 구석에서 올라오는 어떤 뜨거움이 있는데

이게 10년 전 느낀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더해질수록, 

선거일이 가까워 올수록 더욱 크게 타오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

들불처럼 번져간다는 표현을 종종 접하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들불정도가 아니라 진화가 불가능한 엄청난 불길로 타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