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09. 5. 12. 11:39
아직 만나야 할 사람들이 적잖은데 집구석에서 시간만 죽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마저 끝내지 못하고 온 일(영상편집)을 여태 붙잡고 있기 때문인데 지난주 시작무렵에 '이번주에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는다'고 했던 다짐을 이번 주 들어서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방에 상을 펴놓고 방석깔고 컴퓨터 앞에 앉지만 시선은 먼 허공을 바라보기 일쑤고 머릿속은 그렇게 단속을 하려해도 어느새 주방에서 팬을 흔들거나 접시를 장식하거나 버터두른 소라에 파슬리가 어떤 묘미를 더할지 등의 생각으로 저만치 달아나 있다. 평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어떤 일이든 때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때를 놓치거나 방치하면 어느새 많은 것이 바뀌어 열정은 이미 식어버렸거나 다른 열정으로 바뀐 후여서 이전의 열정으로 돌아가려 애써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할지.. 게을렀다는 자책을 오늘도 반복하며 어서 마무리 짓자고 하지만 저만치 달아나는 마음은 또 어쩔수가 없다. 번뇌에 맞서는 수도행진이라도 해야 할 판, 참으로 뒤숭숭한 봄이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