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4. 2. 17. 01:58


머리속에서 생각했던 포스팅 내용들은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에 손을 올리면

먼지처럼 사라지곤 했다. 그리곤 흰 배경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다른 곳으로 관심이 

옮겨가버려 포스팅 기회를 놓치기 일쑤. 블로깅이 그닥 계획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꼭 그럴 필요가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왕 하는거라면 좀 더 적절한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처럼 번호를 매기고 주제어를 붙여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1. 화덕공사

주방 확장공사때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공사.

그리고 모든 공사는 끝났지만 화덕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말 겁없이 무모하게 도전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공사임에 틀림없다. 워낙 아는 정보도 없이 덤벼들었으니 당연하다.

외부적 모양은 그럭저럭 갖췄지만 속은 깡통이나 다름 없는 상황.

화덕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500도 까지 온도를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하지만

내가 만든 화덕은 계란을 익히기도 힘들 정도로 온도가 오르지 않는다.

그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는데 문제는 단열. 

해서 관련 정보를 뒤지다 보니 세크라울의 존재를 알았고

그것이 '막무가내표 화덕'의 문제를 해결해 줄 희망이라 굳게 믿고 있다.

늦어도 4월 안으로 피자를 메뉴 리스트에 꼭 올리고야 말테다. 

그렇게되면 라자냐로부터 수쉐프 쏭지를 해방시킬 수 있다. (잔손과 집중력이 엄청 요구되는 메뉴) 

피자를 메뉴에 올리면 라자냐는 내릴 계획이다. 

라자냐와 피자의 공존은 우리같은 작은 가게에선 어울리지 않는다. 

라자냐는 앞으로 연말 메뉴로만 한시적으로 운용할 생각. 



2. 뒷마당 공사

이게 빅 과제로 떠올랐다. 물론 이 계획은 주방 확장공사 때 부터 

염두해 둔 계획이었지만 봄이 가까워짐에 따라 실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다. 

기본적인 계획은 현재 차 한대를 세울 수 있는 이 공간을 멋진 야외 화단으로 꾸며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그곳에 손님들을 앉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사진 바닥을 평탄하게 해야 하고 그 바닥은 다시 녹지공간으로 

꾸며야 한다. 녹지를 위한 화분, 내지 화단을 설계해야 하고

따가운 햇빛을 가려줄 그늘막과 저녁에 빛을 밝혀줄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 

물론 야외공간을 사용하기 힘든 한 여름과 겨울에는 다시 차를 세워야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뒷마당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기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애초에는 바닥에 인조잔디를 깔 생각이었지만

망원동에 잘 꾸며진 어느 까페를 다녀온 후

그곳에 흙과 잔디를 보며 생각을 고쳐먹고 그렇게 바꾸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서 며칠 전 가게 앞에서 마침 건물주인을 만나 이에 대해 상의를 나눴다. 

건물주인은 자기 돈을 들여 이런 공사를 벌일 수 없을테니

내가 그 부분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사실 바닥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그곳에 잔디를 까는 것이 큰 비용을 필요로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100만원 정도.(구체적 정보는 아니지만 다년간의 경험^^으로 미뤄보건데..)

하지만 이런 정도로까지 생각을 하고 실제 실행에 옮겨 만들어낸 공간적 가치는 

그 그액을 뛰어 넘을테다. 그리고 그 혜택은 나뿐 아니라 건물 주인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돌아간다.

어쩌면 재주를 넘은 곰보다 주인더 더 재미를 볼 수도 있다.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 능력이 거기서 그치는 건 결코 아니니 주저없이 지금을 누리자'라는 걸로. 


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다.

뒷마당에 뭍어져 있는 정화조. 

이것이 깊게 뭍히지 않아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도 정화조는 섬처럼 솟은 형태가 된다.

이걸 더 깊에 뭍거나 아니면 그 높에 맞춰 흙을 돋궈야 하는데.. 

나의 또 한 사람의 사업파트너, 상수건축 사장님과 상의를 해봐야 할 사안.  




3. 주7일 영업체제

자영업계 최초(라고 믿고 싶은) 주 5일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주방 확장을 계획하면서 연중무휴 체제에 대해 줄곧 고민했었다.

주5일 체제가 주는 장점은 당연히 이틀간의 휴식과 충전,

그리고 그 틈에 시간구애없이 가게와 주방개선을 위한 자잘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도 있는데 그래서 나는 결국엔 쉬는 날이 없다는 점이다.   


직원들의 주5일 근무는 유지하면서 고용을 늘려 나머지 이틀도 가게 운영을 하자는 것이 기본안. 

이를 통해 매출액이 더 늘어나게되면 그 이윤도 좀 더 나누고

돈이 어느정도 적립되면 어떤식으로든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테다.

주방 시스템도 메인, 파스타, 피자, 콜드, 씽크, 5개 파트로 구분해 운영하고 

이를 위한 직원모집도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어느정도 마무리단계다.

이 경우 나는 이른 아침 장보기와 점심과 저녁시간에만 부분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중이다.

주7일 영업체제는 늦어도 5월부터 시행예정.

 



4. 오토바이

드디어 오토바이를 구입했다. 망원동의 어느 오토바이 가게에서 

이른바 '배달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대림 시티를 중고로 구입. 

누구는 정열적인 레드라고 부르지만 그 멍텅구리같은 붉은 색이 너무 맘에 안들어

별도로 돈을 조금 들여 파란색으로 도장을 새로 했다. 

보험도 들고 구청에서 번호판도 받아 장착. 

구입한 날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홍대에서 상봉동 집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잘 달린다. 거의 처음 타는 오토바이지만 오랜세월 도로에서 자전거로 누비던 

기본기가 몸에 있다보니 몇 가지 기계적 어색함을 극복한 후부터는 아주 든든한 발이 돼주고 있다.

노량진과 가락동을 제외하곤 짐이 별로 없는 장보기는 이제 이놈이 한 몫.

뒤에 짐을 실을 수 있는 바구니를 달아야 하는데

짜장면 배달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