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09. 7. 2. 21:02

왼쪽은 개량스푼이고 오른쪽은 개량컵이다.
어제 방산시장에서 각각 4천원씩 주고 구입했다.
시장의 한 좁은 골목길에 주욱 늘어선 각종 조리도구와 식재료들을 둘러보는 내내
 놀이동산에 놀러온 어린애 기분처럼 들뜨고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그야말로 어른들의 신나는 장난감들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방산시장에 가기 전,
당산에 있는 한 요리학원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어 참석했고
학원 강사는 개량스푼과 컵을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가져가야 할 것은 몇 가지가 더 있는데 칼이 그렇고
행주와 앞치마도 포함돼 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매주 5일씩 4개월에 걸쳐 '호텔조리'라는 이름으로
요리스쿨이 진행되는데 며칠 전 수강을 등록했던 것.

이제야 말로
낯설고, 그리고 평생을 갈 기나긴 길에 본격적인 첫 발을 디뎠다고 봐야 하는건가?


적어도, 칼과 행주, 앞치마 따위를 가져오라는 강사의 말을 듣는 순간,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요리란
사진으로 보여지는 화려함과 그 세계의 온갖 무용담들, 
그리고 누구누구의 명성들로 버무려진 추상의 영역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주와 앞치마가 풋내기의 오만함을 그렇게 꺾어줄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ㅋ


+++



바질은 잘 자라고 있다.
땅만 있으면 몇 평정도 가꾸고 싶은데 흙만 있다.




쁘레쩨몰로는 건강하지만 성장이 빠르지는 않다.
요리에 쓸 정도라면 적어도 아래처럼 풍성해야 할텐데
아무래도 파종량을 늘려야 할 모양이다.
해서 작은 화분들에 씨를 잔뜩 뿌려 싹이 트길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씨앗은 이틀만에 발아가 되서 깜짝놀라고 있다. 




베로나에 머물 때 컵에 담아놓고 먹었던 쁘레쩨몰로.
파 썰듯이 아끼지 말고 사용해야 제 맛이 난다.




루꼴라도 쑥쑥 올라온다. 
못쓰는 김치통을 화분삼아 파종했던 것을 일일이 파내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
저것들이 동시에 잎을 피워내면 샐러드 무쳐먹기에 부족함이 없겠지..ㅋ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