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딸리아 Italia 300908~2008. 10. 28. 11:48

밤 7시 50분에 출발해 밀라노를 거쳐 베로나 북역(PORTA NUOVA)에 정확히 새벽 12시 10분에 도착했다. '정확히'란 표현을 쓴 이유는 이탈리아의 기차운행이 아주 엉망이기 때문이다. 출발하던 날도 베로나에서부터 1시간 가까이 연착하더니 밀라노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토리노로 출발할 때는 가다서다를 반복해 결국 2시간이 늦은 밤 11시 경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두운 창밖과 무심한 시계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참으로 지리한 여행이었다.

일산 킨텍스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도 모자를 정말로 엄청난 규모의 행사는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월요일 밤에 끝났다. 뭐라 쉽게 말하기 힘든 축제.. 징그럽게 모여드는 사람들 만큼 눈길과 입맛을 잡아끄는 음식과 식재료들도 징그럽게 많았고 기운넘치는 정치성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패스트푸드의 천국 미국도 참여했으니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단, 한국과 중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유? 한국과 중국에서 알아보시라. 아, 북한도..

링고또 피에레(LINGOTTO FIERE) 전시장에서 열린 행사는 매일 아침 10시에 시작해 밤 11시에 끝났고 우리는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다가며 아침 9시 도착해 밤 9시에 떠나기를 5일간 반복했다. 버스를 잡아타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토리노 사람들과 꽉꽉 들어찬 버스안의 풍경은 광화문에서 일산가는 버스를 탈 때의 우리와 똑같아 피식 웃음이 나더라는..

다시 축제, 안타깝게도 이 놀라운 축제를 사진에 그닥 많이 담아내지 못했다. 대신 60분짜리 HDV 테잎 17개에 기록됐다. 입이 아주 호강했을꺼라 추측하는 이들이 있을텐데 바로 위의 이유 때문에 입이 호사를 누릴 틈이 없었고 심지어 끼니를 챙길 여유도 없었다. 촬영은 쉬운일이 아니었고 추측컨데 2kg은 빠지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 주도 쉴 틈은 없을 듯 싶다. 이사할 집을 알아봐야 하고 촬영 테이프를 정리해야 하고 무엇보다 행사기간, 카메라 앞에서 영어,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어로 이야기해준 사람들이 뭐라 떠든건지 그 내용을 해독해줄 사람들을 수소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긴 천천히 하자. 아무튼 HDV 영상에서 이미지를 캡쳐받는다면 스틸카메라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귀한 그림들이 고스란히 살아날테다.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모조품이 아닌 모두 진짜로 저만큼이 뒤로 더 이어진다. 산 다니엘레(SAN DANIELLE)는 프로슈토 생산 회사로 소규모 프로슈토 생산자들이 연합해 만든 일종의 협동조합회사다. 세련된 홍보담당자도 갖춘 것은 물론 멀디 먼 우리나라에도 소규모나마 수출하는 제법 큰 회사.  맛? 미안하지만 프랑스에서 허브를 먹여 키운 돼지로 만든 프로슈토를 가져온 프랑스 가족들 것의 맛을 따라오진 못했다. 아쉽게도 그 그림은 테이프에 기록돼있다. 저 한 덩어리의 가격이 얼만지를 물어보지 못했네.. 쯧쯧..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