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6. 6. 5. 11:26

금요일 작업은 전기미팅부터 출발합니다. 이오일 사장님이 꼼꼼하게 부하표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부하표란 어떤 전기제품을 사용할꺼고 그것이 얼마나 전기를 먹는지 그 용량을 표시하는 작업입니다. 더불어 방식(220v or 340v)과 사용위치를 정리해 최종적으로 도면에 옮기면 전기작업도면이 완성이 됩니다. 집계한 결과 우리가 사용해야 할 총 전기용량은 18kw이고 각층마다 5kw가 들어와 있으니 총 8kw만 증설하면 됩니다. 다만 40평형 중형 에어컨을 사용하는 관계로 건너편 전신주에서 3상전기(340v)를 끌어와야 합니다. 전기공사를 위한 자재비만 160만원 가량이 들어가네요. 물론 여기엔 수많은 누전차단기가 앉아있는 분전반 제작비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전기증설을 위한 서류도 준비합니다. 건물주로부터 도장을 받아 임대차계약 사본 등을 첨부해 한전에 넣으면 한전 직원들이 작업차량을 몰고 와서 전신주에 올라가 기존 얇은 전기선을 철거하고 굵은 전기선으로 교체해줍니다. 이때 삼상전기도 필요하면 끌어다 옥상 어딘가에 매어줍니다. 이들의 역할은 여기까지고 거기서부턴 우리가 전기선을 가져다 필요한 곳으로 이어 쓰는 것입니다. 필요하면 사다리차도 불러야 합니다. 우리도 한 번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전기작업은 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3~4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합원중에 전기기술자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요가 참 많은 역할이죠. 





그러나 우리에겐 목공 기술자가 있습니다. 김한주 조합원이 캐드를 이용해 식당에서 사용할 의자를 디자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한주는 대학에서 목공디자인(맞나?)을 전공했고 실제 제작도 해냅니다. 조합 내에서 목공 수요도 많을 것은 명약관화하고 더불어 김한주 조합원의 인기도 치솟지 않을까.. 현장 노가다를 벗어나지 못하는 김목수는 이제 쓸쓸이 외딴 골목으로 사라져야 하는 운명인가..



포항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는 홍성식 시인(김정훈의 전 직장 동료)이 모처럼 서울 올라온 김에 들렀습니다. 홍시인의 이빨(입담)은 전혀 녹슬지 않았네요. 




영등포 문래동에서 각파이프가 왔습니다. 철값이 17만원인데 운반비가 4만원이네요. 헐.. 각파이프는 뒷마당 길가면에 왼편에 보이는 것 처럼 철 울타리를 제작할 계획이고 식당과 주방에 가벽을 설치하는데도 사용할 겁니다. 망원동 작업실의 절반을 사무국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이 공간의 분리를 위한 가벽도 각파이프로 작업합니다. 각파이프 가벽의 장점은 아무래도 얇은 두께감이죠. 



금요일 이날도 마무리되지 못한 매지작업이 이어집니다. 원래 역할을 맡기로 한 김경민 조합원이 역시 오랜 와식생활의 후유증일까요? 3일 노가다에 넉다운이 되어 이날 출전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출발선상에 선 자동차들이 곧 튕겨나갈 기세로 RPM을 한 없이 끌어올리다 정작 출발신호가 떨어지자 엔진이 고장나 랙카에 실려가는 것 같다고나 할까. 왠지 씁쓸합니다. ㅋㅋ




승강기가 놓이게 될 위치의 천정을 마키타로 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벽돌이 아니라 콘크리트여서 좀처럼 털어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건물이 무너질 듯 요란하게 쪼다가 도무지 안되겠어 승강기 업체에 전화를 걸어 다시 천정고의 한계치를 문의하니 2,300까지 된다고 합니다. 그 말 듣는 순간 마키타를 내려놨습니다. 털어내려는 천정벽이 딱 2,300입니다. 

일요일로 미뤄졌던 상수건축 사장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바닥과 천정 슬라브 커팅을 위해 사람 하나를 섭외했다며 그를 내일 아침에 보낼테니 작업을 진행하라십니다.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 위 아래층을 번갈아 오가며 내일 커팅해야 할 지점에 대한 정확한 치수확인을 반복합니다. 홍석환과 실제 주방이 가동할 때 어떻게 움직이게 될지를 몸소 시뮬레이션해가며 집기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내일 커팅작업이 진행되니 잘라내야 할 주방바닥의 동선을 거듭 반복하며 좀 더 효율적이면서 손쉬운 작업 아이디어를 짜내봅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급 피로가 몰려들면서 작업고민도 놔버렸습니다. 어찌나 머리가 안돌던지..




작업을 마칠 즈음 디자인을 맡은 '물질과 비물질'팀이 방문했습니다. 강수연, 강혜민 조합원과 술 한잔 하기로 약속했는데 어쩌다보니 일마친 나머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합류해 양꼬치에 맥주를 마셨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밝은 저녁시간을 보내는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그야말로 저녁이 있는 삶이네요.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