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6. 6. 5. 11:20


목요일 아침, 이틀째 타일작업이 진행됩니다. 오늘 작업은 어제 붙여서 굳힌 타일 사이에 백시멘트(매지)를 넣어주는 작업입니다. 고무장갑 끼고 적당하게 갠 백시멘트를 타일면 전체에 고루 펴바르며 사이사이를 메꾸는거죠. 작업인원은 어제와 동일하지만 오전에 일정을 보고 오는 이들은 오후에 합류하기로 합니다. 





오랫만에 작업이기도 하고 서툰 지식이기도 해서 백시멘트가 '내장용'과 '외장용'이 있다는 사실도 잊고 외장용으로 작업을 하다가 내장용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내장용을 사왔습니다. 부끄럽네요.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는 아니므로 그냥저냥 작업은 진행됩니다. 외장용은 방수제가 혼합돼있고 모래입자가 굵은 반면 내장용은 모래입자가 아주 고와 작업의 질감이 서로 다릅니다.  



조금 질은 느낌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되직한 반죽이 더 능률적이라는 판단에 반죽의 농도를 바꿔 작업을 하고 있는 허성호 조합원. 타일 사이사이에 들어간 백시멘트는 굳으면 타일을 그물망처럼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백시멘트 작업을 진행하면 뒤이어 물기를 짠 스펀지로 타일 표면의 시멘트를 닦아내줍니다.  하루가 지나면 타일은 완벽하게 굳게되고 얇은 시멘트 가루가 보송보송하게 묻은 표면을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그제서야 제 빛을 드러내는 것으로 타일 작업은 마무리됩니다.  2인1조로 이뤄지는 백시멘트 작업. 조합의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강혜민 조합원이 열심히 스펀지로 표면을 닦아내고 있습니다. 



지층 주방공간에서도 백시멘트 작업은 똑같이 진행됩니다. 아무래도 1층보다 어둑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인데 하얀 타일이 벽 전체에 둘러지니 많이 밝아졌고 주방다운  깨끗함을 갖춰가네요.  덩달아 기분도 밝아집니다. 사진에 적잖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조만간 조합원들에 대한 소개글을 꾸며봐야겠습니다. 


오후 무렵 캐리어 에어컨 업체 사장님이 방문했습니다. 달고나와 몇 차례에 걸쳐 에어컨 작업을 진행해오신 사장님으로 요즘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답니다. 1층 식당 공간에 40평형 스탠드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고 이에 대한 견적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엘지와 캐리어 가운데 맘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면 되는데 가격대는 비슷합니다. 다만 냉방전용과 냉난방 겸용(인버터)이 있는데 냉방전용은 170만원, 인버터는 220만원 가량입니다. 에너지 효율은 인버터가 높아 전기료에서 강점이지만 고장시 부품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제품에 한표 던지시겠습니까? 

참고로 식당공간의 겨울 난방대책은 연탄난로입니다. 독립적인 건물이고 층수가 높지 않고 뒷마당을 갖추고 있어 연탄난로를 사용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니 그 좋은 열원을 포기할 수 없죠. 인버터 난방과 연탄난로의 난방비 차이는 3:1 정도로 연탄이 월등히 저렴하며 열의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탄이 훌륭합니다. 다만 최근 연탄난방을 사용하는 상가와 개인이 늘어나면서 연탄재에 대한 수거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이른 고민이네요.



백시멘트 작업을 마쳤습니다. 사진상에선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안정되고 깨끗해졌습니다. 표면이 완전히 마르면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끝입니다. 아랫쪽 검은 타일은 이른바 '걸레받이'입니다. 이틀동안 작업에 참여신 조합원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짝짝짝.




타일작업이 마무리되어갈 무렵, 저와 이진필, 김한주가 상수동 비스트로로 넘어가 바닥재로 사용하던 라왕 플로링을 걷어낸 뒤 1,200cm 단위로 잘라왔습니다. 타일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작업이어서 볼꺼리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잘라 온 바닥재는 표면에 쌓인 묵은 때를 샌딩기로 적당히 벗겨낸 뒤 탁자와 의자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굳이 때가 낀 낡은 나무를 재사용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있으실텐데 세월의 때와 흔적이 적당히 묻어나도록 하는 것이 식당의 디자인 컨셉입니다. 멀쩡한 주전자를 찌그러뜨려 애써 낡은 느낌을 입혀보려 애쓰는 마당에 저런 때묻은 바닥재는 아주 자연스러운 소재이고 놀랍게도 새제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비스트로 2층의 춘삼월 바닥에 깔린 플로링은 5년이 넘는 세월을 견디며 닳고 닳아 아주아주 훌륭한 인테리어 자재로 변모한 상태입니다. 가끔 올라가서 그 상태를 확인하곤 하는데 잘 익은 장맛처럼 훌륭한 땟깔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뒤 남아 모처럼 한가롭게 캔맥주를 마십니다. 의정부에서 출퇴근하는 이진필 조합원이 먼 길을 갈 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옵니다. 그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 한 마디 건네주세요. 조합사업이 잘 되면 꼭 해야 할 사업중 하나가 조합원 주택사업이겠죠.


어둑해진 저녁, 마지막 미팅을 가졌습니다. 조합사업 관련은 아니고 연남동 '어쩌다 가게'를 히트시키며 언론은 물론 서울시에서도 주목했던.. 이런.. 이름을 모르겠네요.(강수연은 잘 알텐데..) 암튼 홍대에서 오래도록 명성을 떨친 까페 'B-hind'의 사장이면서(지금은 아님) 현재는 한남동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합니다. 우리 소식을 듣고 정말 한걸음에 달려온 중입니다. 이분도 주택협동조합을 결성해 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그 진행이 좀 더디다고 하네요. 

이날 만남은 우리의 협동조합 소식을 듣고 일단은 궁금했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처지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걸음 나아가 현재 성수동에서 진행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있는데 달고나가 어쩌면 비즈니스 파트너로 결합할 수 있겠다는 개인적인 영감을 갖고 있다는 의견도 전했습니다.  주거형태가 1인 가구로 바뀌는 추세에 맞춰 성수동에 큰 주거시설을 짓고 있는데 1층에 다양한 편의시설의 입점을 기획하고 있고 이 양반이 그것을 디자인중이라고 합니다. 암튼 셈을 더 해봐야겠지만 이런 관심을 가져주니 기분은 좋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의견을 나누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상수건축 사장님의 작업이 다소 늦어져 내일 주방바닥 공사는 이틀 정도 더 뒤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순서가 다소 바뀌는 불편일뿐이라고 애써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10일 경에 주방세팅을 완료하려던 계획은 하루나 이틀 정도 늦춰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니 예정된 다른 작업들을 착실히 진행해야 하겠습니다. 

내일(금)은 아주 조금 남은 타일 마무리를 짓고 화장실 인테리어(김경민)에 대한 논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뒷마당 울타리 설치와 망원동 작업실 및 식당의 가벽 설치를 위한 금속작업도 진행합니다. 문래동에서 각파이프를 구입(허성호)해야 하고 오후부턴 본격적인 용접작업(김정훈. 홍석환)에 돌입합니다. 플로링 샌딩과 2인용 의자 제작(김한주.이진필)도 시작합니다.  힘내봅시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