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orea 160409~2016. 6. 5. 11:16


어제 타일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모두 백색의 타일이지만 사이즈와 광택의 유무가 다른데요, 손바닥 반만한 100*100 사이즈는 무광 타일로 홀 하단 벽면에 붙일꺼고 맨 아래는 이른바 '걸레받이'는 검은색 타일, 200*200 사이즈는 광택으로 주방으로 사용될 지층 벽에 붙일겁니다. 그러나 작업 출발이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9시에 오기로 한 타일이 오지 않아 2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고 그마저 온 것도 주방타일은 무광의 바닥타일이, 1층엔 검은색과 흰색의 양이 뒤바뀌어 오는 등, 적잖은 혼선을 빚어냈습니다. 다행히 을지로 등이 아니라 망원동의 타일 가게여서 재빨리 일처리가 이뤄졌고 30분 후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도착한 타일을 지층과 1층으로 나란히 서서 나르는 모습입니다. 



타일 작업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벽면에 타일본드(벽면용)인 세라픽스를 잔뜩 바르고 그 위에 타일들을 가지런히 붙인 뒤 단단히 굳으면 그 사이를 줄눈이 시멘트로 메워주면 끝입니다. 다만 단순한 작업이 오랜시간 반복되므로 지루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합치면 훨씬 쉽게 끝나기 마련이죠. 이날도 2개 층에 걸친 넓은 벽을 생전 처음 타일작업을 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 8명 가량의 인원이 붙어 진행했더니 5시 사이에 작업이 끝났습니다. 외부 날씨는 덥지만 실내는 아직은 괜찮습니다. 




점심식사 후 인원을 나눠 지층에도 본격적인 타일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일처리가 빠르기로 소문난 홍석환 조합원이 김한주 조합원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타일을 붙여가고 있습니다. 타일 크기가 크고 미적인 고려를 좀 덜어내도 되지만 두 사람 꼼꼼하게 일을 진행합니다. <협동조합 달고나>의 든든한 일꾼들이자 버팀목입니다. 


조합원들에게 고단한 일을 맡겨놓고 저와 강수연은 시원한 까페에 앉아 올 여름 휴가지로 발리를 갈까 푸켓을 갈까 의논중인 모습.. ^^ 그런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향후 작업일정과 이런저런 결정해야 할 것들에 대해 논의중입니다. 강수연이 좀 더 조사해 이야기하겠지만 낮에 방문한 주류업자와 대화에서 이른바 '주류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최소 2천 만원 이상의 금액을 무이자로 받는 대출인데 보증인를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사업자금 부족으로 아슬아슬한 우리에겐 단비같은 소식입니다. 



작업이 마무리 된 지층 주방의 벽면. 서툰 솜씨지만 전문가도 인정할만한 기하하적 아름다움이 완성됐습니다.
 

1층 역시 작업이 깔끔하게 마무리됐습니다. 저 하얀색 무광 타일과 직각으로 식사용 테이블이 놓이게 될 예정인데 오랜 세월이 깃든 느낌을 물씬 풍기는 투박하고 소박한 컨셉의 나무 테이블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를 공부한 경험이 있는 김한주와 긴밀히 상의하고 있습니다. 

타일작업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오늘 줄눈이 작업을 진행합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백시멘트를 질척하게 개서 타일에 골고루 문지르는 작업입니다. 그러면 백시멘트가 타일 틈으로 스며들어 나중에 굳으면 타일 전체를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홍대 산울림 소극장 근처에 있는 '껀수네 해물포차'입니다. 조합원인 김진주의 '나와바리'이고 껀수 사장과도 친밀해서 달고나 사람들도 종종 이곳에서 술을 마시곤 합니다. 달고나의 조합 소식을 듣고 자신도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서 이날 작업을 마치고 껀수네를 방문해 조합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껀수도 여느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 (매출을 떠나) 가게에 내 생활과 운명이 결박되다시피해 갈수록 병들고 피폐해지는 삶을 토로했고 우리는 격하게 공감해주었습니다. 껀수도 돈이나 장사의 틀에 갇히기보다는 사람들과 한 뜻으로 큰 일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관심이 많고 조만간 공사현장도 구경오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껀수에게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혼자서 외롭고 힘들게 주방과 가게를 지키며 돈 벌면 뭐하나? 차리리 뜻맞는 사람들이 이 공간에 내것처럼 참여해서 새롭게 가꿔가면 그게 더 즐겁지 않을까?"


오늘 작업은 어제에 이어 타일의 마무리 작업입니다. 그와 별개로 두 개의 작업이 나눠서 진행될 예정인데 하나는 비스트로의 나무 바닥재를 걷어오는 일이고 또 하나는 뒷마당의 넓은 출입구에 금속 울타리를 설치하는 작업입니다. 타일 마무리는 강수연, 김경민, 이주영, 강혜민이 참여하고 비스트로 나무작업은 이진필, 김한주, 허성호, 금속작업은 김정훈, 홍석환이 참여합니다. 날씨가 무더우니 건강 유의하면서 일합시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