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딸리아 Italia 300908~/오늘의 식탐'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8.11.15 리슬링 (RIESLING)
  2. 2008.11.11 파르마 파스타 - PARMA PASTA 2
  3. 2008.11.11 파고띠니 - FAGOTTINI
이웃인 엘리자베타는 지난 번 수퍼에 함께 가서 스파클링 와인 한 박스를 사서 차에 실었다. 두고두고 마실 요량이라니 그게 어쩐지 나름 실속있게 비춰진 반면 우리가 한국에서 소주를 박스로 사서 차에 실어도 과연 그렇게 비춰질지 잠시 생각해보니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소주가 와인보다 못해서가 아니라 소주에 얽힌 수많은 사건과 사연들을 잘 아는지라 나오는 웃음.

아무튼 어제 수퍼에 들러 와인을 좀 샀다. 지난 주엔 4병, 어제는 좀 줄어서 3병. 허나 구입을 미루던 깜빠리를 샀으니 도수 36도에서 25도가 훌쩍 뛰어 술의 합산도수 61도가 됐다. 그리고 이중에 11.5도를 당일 저녁에 덜어냈으니, 선수는 리슬링(RIESLING) 이라는 품종으로 담근 백포도주.

포도의 원산지는 독일이라는데 프랑스, 이태리는 물론 저 멀리 호주에서도 담근단다. 파르마에서 마셨던 말바시아 품종이 톡 쏘는 스파클링이어서 혹시 리슬링도? 싶어서 구입해 본건데 따보니 아니다. (스파클링 와인은 가스땜에 콜크가 뻥 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달콤함은 말바시아에 견줄만하다. 달콤하고 시원하고.. 스쁘릿츠도 그렇지만 화이트 와인, 특히 달콤한 걸로 식전에 마셔주면 식욕을 돋궈주는데 이만한게 없다. 
 

Posted by dalgonaa
파르마 파스타? 그런 이름의 파스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저녁은 지난 파르마 여행에서 노양에게 배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고 특별히 이름이 없으니 파르마 파스타라고 멋대로 붙여봤다. 올리브유 두르고 마늘 찧어 넣은 뒤 타기 전까지 볶다가 깡통에 든 토마토 홀을 따서 부었다. 덩어리 과육이 퍼석 하고 쏟아진다. 가위로 잘게 부셔 팔팔 끓이고 '파르마 파스타'의 대들보, 살라미를 넣어 준다.

끓는 토마토 홀만 볼때는 여간 허전한게 아니었는데 이놈을 넣어주니 드디어 묵직한 신뢰가 싹튼다. 살라미는 살짝 쪼그라들고 그 안의 느끼리한 기름은 소스 전역으로 스며들었지만 이걸로 부족하다. 우유를 살짝 부어주고 치즈(노양에 선물로 받은 파마산 한 덩이는 와인 안주로 즐겨야 하니 감히 못쓰고 이와 유사한 GRANA PADANO로 대체)도 갈아 넣었다. 토마토의 시큼함과 살라미의 느끼함, 낙농의 고소함이 드디어 완벽한 맛의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다.

파스타는 뻰네. 꼬불꼬불 푸실리가 좋겠지만 없어서.. 소스가 다소 부족한가 싶어 우유를 좀 더 붇고 소금과 치즈로 마저 마무리해 냈는데도 맛의 포스가 줄지 않았다. 마늘 볶을 때 버섯을 넣어도 좋을 것 같고 접시에 낼 때 루꼴라를 얹어내면 그것도 환상궁합일 듯. 아, 먹기 전 그라나 빠다노 치즈가루도 팍팍!



Posted by dalgonaa

파고띠티(FAGOTTINI). 노란색으로 작은 복주머니를 연상케 하는 귀여운 파스타. 콕콕 찍어먹기 좋으며 생산은 1880년 부터 집안의 손맛을 이어오고 있는 토스카나 앙기아리의 DONNA ELEONORA(www.donnaeleonora.it)의 솜씨다. 토리노 슬로푸드 취재중 선물로 받은 파스타로 집에 돌아와 언젠가 한 팩 해먹고 남은 하나를 그제 일요일, 점심용으로 뜯었다. 가볍게 와인 한 잔 곁들이니 더 좋다. 

파스타 색이 유난히 노란 것은 인공색소를 넣은 탓? 그건 아니고 닭이 옥수수를 먹고 자라면 달걀 노른자의 색이 더욱 진해지기 때문에 파스타 용으로 특별히 생산하는 계란이 있다고. 오늘 귀국 비행기를 탔을 노양이 알려준 얘기다.

 


('오늘의 식탐'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쟤들은 도대체 뭐 먹고 사나' 궁금한 이들을 위해 사진 한 장에 단촐한 글을 곁들여 올릴 계획이다. 유용한 정보가 있다면 그 역시도.)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