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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8 FEAST

한창 찜통 더위가 기승일 한국에 비해 요즘 몰타의 날씨는 가을 날씨를 연상케할 정도로 쾌적하다. 낮의 태양은 여전히 강렬하지만 그늘진 곳에만 가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1주 전까진 밤에도 더웠으나 요새는 바람이 불면 제법 쌀쌀해서 이틀 정도는 추위땜에 잠에서 깨 지난 4월에 덮었던 겨울 담요를 꺼내 덮기도 했다. 아침에 맞는 공기는 가을의 그것처럼 어찌나 맑고 청량한지 생각을 정리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날씨는 없다. 이 쾌적함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중해 기후가 이래서 좋구나를 절감하는 요즘이다. (물론 먼지는 여전하다)



>> 낮에는 요란한 폭죽, 밤에는 화려한 불꽃. 

최근들어 몰타의 이곳 저곳마다 종교와 관련한 축제가 한창이다. 이를 부르는 총칭이 FEAST. 대형 걸개가 내걸리고 브라스밴드의 연주가 끊이질 않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늘을 향해 폭죽과 불꽃을 쏘아댄다. 어제 토요일에는 집 앞 발루타 베이에 위치한 성당에서 큰 행사가 있었다. 덕분에 발코니에 앉아 요란한 불꽃놀이를 편안히 감상했는데 일요일도 낮부터 폭죽을 쏘아대는 턱에 밤에도 어제처럼 불꼿을 쏘겠지 싶어 카메라를 들고 밤 10시 쯤 성당으로 나갔다.

축제는 예상보다 컸다. 차도는 일찌감치 폐쇄되서 이미 사람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고 성당 주변으로는 몰타의 독실한 카톨리 신자들이, 그 언저리의 카페와 길, 해변에는 관광객들이 넓게 포진해 있었다. 사전에 충분히 조율된 듯 마이크를 쥔 신부의 이야기가 끝나면 불꽃놀이와 브라스밴드 연주가 번갈아 진행됐다. 행사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성당 밖에 있던 성모 마리아 상이 성당 안으로 옮겨지는 것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 축제의 현장에 빠질 수 없는 야식가게



>> 도로를 가득 메웠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하나 둘씩 집으로 숙소로 술집으로 해산.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이들은 심심한 입맛을 달래기 위해 도넛 노점 주위에 모여든다. 도넛에 시선이 꽂혀있는 꼬마들의 모습이 재밌다. 새벽 2시 30분인 지금,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는 취객들의 흥겨운 합창.. FEAST의 계절이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