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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8 뽀모도로와 오리엔탈 4


오랫만에 뽀모도로 파스타.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토마토 파스타란 하나에 700원 정도 하는 토마토 소스 깡통(토마토 홀)을 사서 이걸 베이스로 해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을 말한다. 깡통 하나면 1.5인분을 요리할 정도의 양이고 제품에 따라 과육이 제모습 그대로인 것에서부터 잘게 다져진 것 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아무리 비싸도 1천원을 넘어서는 법이 없다. 올리브유에 마늘 볶고 맛과 멋내기 용 버섯이나 시금치, 루꼴라 등을 넣고 치즈가루로 마무리하면 그 자체로도 맛이 근사하다. 그래도 생 토마토의 신선한 맛이 아쉬우면 토마토 한 덩이 썰어 넣고 바질 한 줌 넣으면 신선한 풍미가 몇 곱절 상승한다. 한국의 파스타 집들이 직접 토마토를 우려 소스를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국의 토마토가 수분이 많아 소스용으로 적합치 않고 계절을 타는데다 생산이 들쭉날쭉이어서 식당 입장에선 단가를 고정시키기가 힘들다는 애로가 있다. 이탈리아산 토마토 홀은 품질도 좋고 여름에 생산한 것은 좀 더 맛이 좋다고 하니 까탈스러울 필요는 없을 듯.


올리브유에 마늘을 볶다가 양배추과의 어떤 채소 삶아낸 뒤 와 베이컨을 넣어 마져 볶았다. 여기에 막 건져낸 파스타를 넣은 뒤 소스로 간장과 발사믹 식초를 넣어 맛을 입히고 후추를 뿌리고 접시 바닥에 루꼴라를 듬뿍 얹어 그 위에 요리 끝낸 파스타를 부었다. 마지막으로 빠다노(치즈가루)를 뿌려 마무리. 간장맛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치즈와 루꼴라, 발사믹의 향이 제법 근사하게 어우러지고 간간이 베이컨 씹는 맛이 좋다. 간장이 들어갔으니 오리엔탈풍 어쩌구하면 맞지 싶은데 이게 무슨 고민의 산물은 아니고 그냥 냉장고에 있는 재료 대충 넣어 볶아 만들어진 파스타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늘 하는 얘기지만 파스타는 그냥 있는 재료 대충 넣고 팬 몇 번 흔들어주면 되는 요리다. 누군가는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의 경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복잡하면 프랑스 요리, 간단하면 이탈리아 요리'라고. 

한국가면 소래포구 가서 해산물 잔뜩 사다가 각종 해물 파스타를 닥치는대로 만들어 먹고 싶다. 홍합 와인찜에서부터 봉골레 파스타, 광어 파스타, 멸치 파스타, 명란젖 파스타, ㅎㅎ.. 못만들어 먹을 파스타는 없다. 다만 한국사람들의 입맛을 생각해본다면 이탈리아 파스타가 한국의 입맛에서 잡아야 할 맛의 구별점은 깊은 맛, 그거면 된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