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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딸리아 Italia 300908~2008. 10. 15. 18:17
숙소로 옮긴 후 엘리자베타를 집으로 초대해 처음으로 대접하는 식사에서 고추장으로 양념한 문어볶음을 요리해줬는데 그녀는 잡채와 부침개, 만두로 구성된 이날 요리에서 문어볶음이 가장 맛있었다고 손꼽았다. 짐작컨데 고추장의 매운 맛 보다는 설탕을 살짝 가미한 달콤한 맛에 점수를 준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이날 문어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해먹고 남은 한 마리가 있어 어떻게 해 먹을까 고민하다 아래의 샐러드를 만들어봤다. 요리는 강양.


크기가 작아서 삶고 나니 주먹 크기로 오그라든다. 문어는 별도의 소금 없이 이미 짭짤하게 간이 배어있다. 오징어는 대개 않그렇던데.. 아무튼 칼로 한 입 크기보다도 작게 썬다. 양껏 먹을 수 없는데 따른 고육책. 도마봐라. 김밥집에서 김밥접시로나 쓸 크기지만 저것도 숙소주인에게 말해 거의 뺏다시피 해서 얻은 것. 칼도 식사할 때 쓰는 스테이크용 칼을 사용중인데 칼은 곧 한국가서도 오래도록 쓸 좋은 칼로 하나 구비할 작정이다.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있으나 비싼건 너무 비싸고 싼건 너무 싸서 갈등중..


 
거의 완성됐다. 사실 샐러드는 무척 쉬운 요리 아니던가. 그저 필요한 재료를 적당이 썰어 섞어주면 그만이다. 오늘 문어의 동료들은 양파와 붉은 피망, 청피망, 청양고추 되겠다. 그리고 이번 요리에선 특히 두 가지 재료에 힘을 줬는데 바로 아래 사진에 등장할 '풀'과 레몬이다. 해산물이 들어간 샐러드나 요리에서 레몬은 거의 필수 재료인데 저렇듯 문어와 갖가지 채소 위에 작은 토막의 레몬을 손으로 꾸욱~ 짜서 뿌려주면 미생물의 해독작용과 입맛을 아주 개운하게 해준는데 그만인 것은 물론 한결 고급스러운 맛을 입안 가득 품게 해준다.



미나리과는 분명하지만 그러나 고수, 이른바 코리앤더는 아니고.. 사실 코리앤더와 매우 흡사하지만 그 특유의 향이 좀 덜하고 다소 억센 줄기와 잎은 아삭함과 청량감을 더해주는데 아무튼 코리앤더라면 기겁을 하던 김군이 이 풀에는 아주 환장하고 있어 요즘 이것저것 요리에 닥치는대로 집어넣고 있다. 적어도 이곳 베로나에선 저 풀이 없는 가게가 없다. 구입할 때 이름표가 없어 확인을 미처 못했는데 곧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아무튼 저놈도 좀 뜯어 썰어넣고 마지막으로..



올리브유를 주루룩 뿌려주면 진짜로 완성되겠다. 소금을 조금 뿌렸고 취향에 따라 흰후추도 뿌려주면 좋을 듯. 어디 근사한 레스토랑 가면 저 한 접시에 1만원은 훌쩍 넘지 싶은데 저것만 달랑 한 접시 먹을 순 없으니 잔 와인이라도 한 잔 시키면 2만원이 넘어갈테다. 그러나 우리는 병 와인까지 쳐서 1만원에 끝냈다.



와인잔 벌써 비운 모습을 보라. 문어 샐러드, 그야말로 술 도둑이다. 특히 화이트와인과 그 궁합이 뛰어나다. GAVI는 포도 품종으로 이탈리아 PIEMONTE주(북서쪽 지방에 있으며 주도는 토리노)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과일향이 쎄고 달콤한 맛을 낸다. 시간이 지나자 달콤함이 사라져 처음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을 제공하기도.. 

기대하시라 술동지들~! (뭐 저 정도야 당신들도 집에서 얼마든지 해먹을 수 있잖아? 단, 레몬을 빼먹지 마시라!)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