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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8 Color of Italia 4
이딸리아 Italia 300908~2008. 10. 8. 08:09

파도바(PADOVA)는 로마(정확히는 바티칸 시티)에 이어 종교적 뿌리가 깊은 도시라고 한다. 오후 무렵, St. Anthony 성당의 미사가 끝난 뒤 쏟아져 나오는 인파를 보고선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미사가 끝났으니 관광객이나 남아있을 줄 알았던 성당엔 이미 뒤이어 진행된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서 실감은 배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신앙심과는 조금 다르게 우리를 잡아 이끈 신(神)의 '부름'이 있었으니 그곳은 성당이 아닌 시장. 거리의 좌판을 가득가득 채운 다양한 식재료들의 향연은 우리를 그 자리에서 무릎꿇게 만들었다. 파도바 시민들과는 조금 다른 신에 대한 관점이겠지만 파도바는 분명 '신앙'의 도시가 맞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탈리아의 요리를 맛과 더불어 멋을 완성시키는 '식신'의 선물을 감상하시라.




힙합 스타일의 로마 후예가 열심히 절인 올리브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제법 비싼 편인데 그러나 맛은 훌륭하다. 올리브는 처음엔 그 생소한 맛을 꺼리게 되지만 계속 맛보게 되면 차츰 그 맛을 익히게 되고 나름의 맛지평을 넓히게 되기도 한다. 베로나에 처음 도착해 스플리츠와 함께 안주꺼리로 제공되는 올리브를 맛보고 몰타에서 먹던 맛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동시에 비싸지기도 한다. 올리브 외에 말린 토마토와 코리앤더 비슷한(분명 아님!) 허브도 보기좋게 섞여 있어 식욕을 돋군다. 어떤 요리에 곁들이면 맛날까? 피자? 파스타? 밥?


누가 호박을 추하다 했는가? 식용보단 장식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호박들. 살짝 뚜껑을 따내 속을 파내고 그 속에 갖가지 재료, 가령 만두소나 팥소, 김치소를 넣어 찜기에 쪄내면 맛도 그만, 멋도 그만일 터.



친숙한 밤도 외투째 입고 나왔다. 하지만 저걸 그램으로 판다면 장삿속이 너무 시커멓지 않은가? 껍질은 대체 어디에 쓰라고..

여성들의 미용음료로 각광받아 한때 홈쇼핑을 강타했던 석류도 고운 빛깔을 뽐내고.. 

삼계탕 뚝배기에 계셔야 할 이분, 한창 피부 탱탱한 모습으로 출연해주시니 밤과 더불어 반가움이 밀려 오더라는..  가을 햇살에 잘 말려서 겨울에 대추차 끓여 먹이면 이탈리아 애들도 좋아하겠지?



표면은 복숭아인데 생긴건 어쩌다 저 모양이 됐는지 보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과일.



몰타에서 친숙했던 피클리피어. 선인장이 만들어낸 진귀한 과일이다.



과일상의 모습. 이탈리아 상인들은 무슨 컬러 디스플레이 연출법이라도 배우는걸까?



이번엔 채소다.



버섯. 언뜻 송이로 보이는데 우리가 값비싸게 취급하는 '그분'은 아니고 새송이의 저 어디쯤에 있을 버섯. 크림 파스타로 볶아내면 그 맛이 아주 달듯 하다.



어쩐지 쫀득쫀득 오도독 씹힐 듯한 질감의 버섯. 마늘 튀겨낸 올리브 유에 살짝 볶아 소금, 후추 뿌려 먹으면 단순하지만 그 맛은 기가 막힐 듯..



척 보니 느타리인데 색이 노랗다.



아스파라거스 철은 봄이건만 한참 때늦은 놈들이 버젓이 나와 있다. 하우스 재배일텐데 그래선지 모양이 날렵하지 않고 어딘가 투박해 보인다. 아스라파거스의 아삭하고 담백함만 살아있다면 가을이건 겨울이건 무슨 상관이랴! 



우리나라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아티초크. 숱한 껍질에 쌓여 있는 만큼 여전히 우리도 비밀스런 채소로 분류하는 놈의 하나. 껍질을 벗겨내면 사실 먹는 부분은 그닥 많지 않다. 우리도 아직 정확한 맛을 못본 터라 호기심이 여전히 강한 채소다.



호박꽃. 그야말로 호박의 재발견인 셈인데 저놈도 요리해서 먹는다. 한국에서도 가끔 TV에 호박꽃 요리가 나오곤 하던데..



채소만 따로 모아놓고 찍어봐도 단지 푸른데서 그치지 않고 형형색색의 색감이 놀라운 조화를 이뤄낸다. 사진이 더 있으나 오늘은 여기까지만 정리한다. 덧붙이자면 몰타에서 한 달간 촬영하는 커트 수가 700컷 안팎인데 비해 이탈리아 생활 7일째에 1,200커트를 넘어섰다. 다니는 곳이 많아서겠고 볼 것 또한 많아서겠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