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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orea 160409~2009. 7. 12. 01:17
목요일엔 쏟아진 폭우로 학원가기를 포기했다.
바람마저 강해서 우산은 아무짝에 쓸모 없을 듯 싶었고
펑 젖은 운동화속에서 불어터질 발을 생각하니 내키지 않았다.
아직 여름 샌들이 없다.

아무튼 목요일의 실습과제는 비빔국수였다는데
교재로 나눠준 책으로 혼자 실습하는 것으로 아쉬움과 찜찜함을 달랠까 하다가
국수가 있나 찾아보니 없어서 이 마저도 포기했다. 
대신 비바람에 반쯤 쓰러진 바질을 일으켜 세우고 드러난 뿌리에
흙을 덮어주는 등의 농사일에 팔을 걷어부쳤다.
그렇게 작은 사태를 수습했고..



물에 펑 젖은 잎. 
심한 것은 마치 얼었다가 녹은 상추처럼 반투명해져 버렸고 
따버릴까 하다가 뒀더니 하루 햇살을 받고는 다시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와 있더라.
 오늘 밤, 한 차례 또 쏟아질꺼라는데 걱정이다.


+++


금요일, 강사의 실습을 지켜보기 위해 학생들이 잔뜩 몰려있다.
보는 바와 같이 제법 깨끗하고 집기나 시설도 후지지 않다.
한 테이블당 5명이 조를 이뤄 진행되는 시스템.




이날의 실습과제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도, 먹어 본 적도 없는 표고전.
 전부치기야 명절 때 담당이니 별 어려울게 없다.
딱딱하게 말라있는 표고는
팔팔 끓은 물에 설탕을 넣고 담가두면 좀 더 빨리 분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집에서야 그럴 필요 없지만 시험장에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는 편법이라고. 
불은 표고는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줘야 함은 물론. 




 강사가 강조한 것은 기둥을 잘라낸 속에 두부와 고기를 섞은 소를 도톰해질 정도로 많이 넣지 말라는 것.
그러면 부칠 때 오그라들며 부풀어 올라 모양이 이쁘지 않게 된단다.
이는 감독관들에게 트집꺼리가 될 수도 있다고.
허나 먹기위해 부친다면 깡그리 무시할 권고다.




완성된 표고전.
내 맘에도 들고 강사도 칭찬한다.
맛? 느낌과 달리 별로다.
아무래도 고기소가 좀 두둑히 들어가야 맛의 균형이 맞을 듯 싶고
버섯의 물기를 꼭 짰더니 너무 퍽퍽하다.
 버섯에 십자 칼집은 내면 안되냐고 누군가 물으니 그건 일본식이란다. 





하나 맘에 걸린 건 이 쇠고기.
학원에서 실습용으로 쓰는 고기가 한우일리 만무할테고..
그저 싼 고기 사다 쓰는거라면 십중팔구 미국산일텐데..
 공짜로 줘도 먹고싶지 않은게 미국산이니..
앞으로 고기 쓸 일 많으니 적당할 때 원산지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

 



좀 이르지만 하우스 포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뭐니뭐니해도 지금 쏟아져나고 시작한 제철 과일은 자두다.
포도와 나란히 놓고 보니 색 대비감이 여간 이쁜게 아니다.





한 입 베어물자 단즙이 주루룩~!
맛 없는건 맛 없지만 맛 있는건 맛있다.
요건 맛있는 놈.
포도와 자두의 강렬한 색감을 잘 살려낸 디저트라면 정말 근사할 것 같은데..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