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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8 열쇠와 샤워봉 2

3개월간 함께 살기로 한 새로운 플랫 메이트가 이번 주 토요일 오후에 몰타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집과 관련된 것인데 여분의 열쇠와 샤워 커튼 행거다.


열쇠는 적어도 2개 이상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가 입주할 당시 1개밖에 받질 못해 이는 죠가 주인으로부터 여분을 받아 주기로 했었다. 우리는 그간 열쇠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주인은 우리가 입주한 바로 다음 날 세탁소 직원을 통해 침대 시트와 샤워커튼을 보내왔는데 문제는 플랫 메이트가 사용할 화장실에 샤워커튼을 매달을 막대가 없다는 점이다. 이곳 화장실은 한국과 달리 바닥에 물빠지는 하수구멍이 없다. 오로지 욕조와 세면대를 통해서만 물이 빠진다.

부동산 '죠'는 애초 우리에게 "If you have a problem about house, call me anytime!" 이라며 특유의 능글스런 웃음과 함께 얘기했고 결국 우리는 죠를 찾았다. 하지만 이번 주 부터 접촉하려 했던 죠는 쉽게 만나지지 않았다. 부동산에 들러 코만 좀 낮았으면 미인이었을 여직원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 부탁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강양이 오늘 부동산으로 전화를 걸어 죠와 통화를 시도했지마 역시 죠는 없었다. 코 큰 언니와 통화하는 동안 잠시 이야기가 길어졌고 휴대폰 요금은 무려 5000원이 넘어섰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젼화가 갑자기 끊어지고 잠시 한 숨을 쉬고 있는 사이 죠로부터 전화가 왔다. '주인이 아직 보내지 않았냐? 그렇다면 걱정마라, 곧 해결해주겠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대답 하나는 시원시원한 죠지만 행동도 그래야 할텐데 어쩐지 영 미덥지가 못하다. 입주하던 날 밤, 우리 짐까지 자신의 차로 친절하게 실어다 줬는데 와인이라도 한 병 안겨줬어야 했을까?

얼마전, 요리를 하는 전기플레이트 4개 가운데 위치상 가장 쓸모가 많은 플레이트 하나가 갑자기 고장이 났다. 4개 가운데 3개를 최고온도로 놓고 요리를 하다가 갑자기 한 녀석이 나간 것이다. 과열은 말이 안될 듯 하고 워낙 오래된 탓에 노후에 따른 고장으로 추측된다. 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걸까 살짝 분해를 해보니 구석구석 녹이 엄청나다. 나사선이 없을 정도니 수리는 불가능할 듯 싶다.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할 듯 싶다.

온수의 낮은 수압은 여전하다. 10분이면 끝날 샤워가 15분이 넘는다. 반면 찬물은 제법 세찬 수압으로 쏟아져 나온다. 곧 살인적인 더위가 닥쳐올테니 걱정은 조금 덜고 있지만 여자가 3명이나 생활할 집에 아무래도 온수는 여름에도 쓸 듯 싶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