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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10 새봄은 화분에서 시작되네
한국 Korea 160409~2014. 3. 10. 13:04

화분



며칠 전 가게 뒷마당의 화분을 무심코 들여다보다 이 모습에 깜짝놀랐다. 





화분속에 수선화와 크로커스가 영차영차 솟아있는게 아닌가!!

이 둘 모두 작년 봄에 꽃이 피어있는 걸 사다가 심어놓은 뒤 꽃이 지고 잎도 시들해지면서 

그 뿌리만 화분속에 남겨진 것들인데 이처럼 영특하게 새 순이 돋은거다. 

이런 구근류들은 한해살이가 끝나도 그 뿌리가 상하지 않고 땅속에 잘 숨겨져 있으면

지독한 겨울을 지나오더라도 봄에 탐스러운 생명을 터뜨린다고. 





수선화.





크로커스.


크로커스의 경우 꽃이 피면 그 안에 꽃술을 따서 요리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 꽃술이 바로 샤프란. 

헌데 작년에 혹시나 해서 구입했던 크로커스는 그저 관상용으로만 재배된 것이어선지

샤프란의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꽃이 피면 그냥 그 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 




작년 확장공사를 하면서 뒷마당에 심어놓은 벚꽃나무에서도

조금씩 부풀어오르기 시작한 꽃순을 볼 수 있다. 

윤중로만큼의 장관은 아니겠지만 그 북새통을 피해 소박한 벚꽃 아래서 

  식사를 대접하는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우리 또한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돈 좀 벌어보자!





조 선배의 가게



조 선배는 예전에 다니던 직장의 여자 선배다. 

우리가 이태리에서 돌아올 즈음 조선배는 가족들을 이끌고

런던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2년간 생활하다가 돌아왔는데 조 선배가

런던에 머물며 했던 것은 글쓰기가 아닌 제과만들기.

무엇이 멀쩡히 해오던 일들을 내팽개치고 이처럼 전혀 색다른 길로 

사람들을 인도하는걸까? 

(몰라서 묻는 질문은 물론 아니지만..)


암튼 고향으로 돌아온 조 선배는 한창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나를 찾아와

안부도 나누고 그리고 이 근방의 가게정보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나날히 상승하는 이쪽의 임대료와 특히

남산처럼 솟아있는 권리금의 높은 벽에 좌절한 조 선배는

당분간 가게 오픈의 꿈을 접고 인천의 집에서 잠행에 들어갔다.    


그러던 그녀가 지난 주, 실로 오랫만에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마침 쉬는 화요일.


"나 가게 계약했어요. 산울림 소극장 근처에에요"



조 선배가 찾아낸 장소는 신촌과 홍대를 잇는 중간의 어느 지점. 

갓구운 식빵을 단시간에 완판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진환 제과점과 매우 가까운 위치다.

평수는 기껏해야 4평 안팎의 1층. 

선배는 이곳에서 런던에서 익혀온 자신의 솜씨를 몇 가지로 압축해 선보일 예정인데

선배의 깐깐한 기질과 잘 어울릴 제과의 결과물을 의심치는 않지만

나를 걱정에 휩싸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위치.

과연 선배는 이 위치의 핸디캡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그 험난한 과정에 작은 도움을 보태기로 한 나는 선배 가게의 인테리어를 책임져주기로 했다. 

워낙 작은 가게인데다 대대적으로 손을 봐야 할 것도 많지 않아

3일이면 가게 꼴을 갖춘 공간으로 만들어낼 듯 싶다. 

믿음직스러운 조력자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인데 바로 '형님'.

요전에 달고나 확장을 선봉에서 이끈 바로 그 '형님' 말이다. 

마침 형님이 다음주 큰 공사를 앞두고 잠시 시간이 비는 틈을 이용해

서둘러 이곳의 공사를 함께 마무리 짓는다는게 내 생각인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