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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0 근황 4
한국 Korea 160409~2010. 11. 10. 01:29
지난 겨울에 생면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만들었던 라구 볼로네제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작했다.
라구 소스와 생면을 좀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이 뭘까 계속 고민중이고
만들때 마다 조금씩 방법을 바꿔가며 소스를 만들고 있다.
작년과 달라진 레시피는 소스에 우유를 넣는다는 점,
양파는 따로 볶아 수분을 빼준다는 점,
그리고 작년에는 넣지 않던 쇠고기를 돼지고기와 더불어 50대 50으로 섞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파를 따로 볶아주면서 특유의 시큼한 맛이 줄어든 점은 나름의 성과다.
좀 더 묵직하고 리치한 맛을 내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강양이 며칠 전 베로나의 엘리자베따에게 메일을 썼다.
볼로네제에 대한 어떤 색다른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제는 가게가 쉬는 날이었지만 오후 늦게 나와서 라구 소스를 만들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오향, 또는 팔각이라고도 부르고 영어로는 스타 아니스라 부르는
향신료를 넣고 끓이기도 했다.
영국 요리사 헤스톤 블루멘탈은 자신이 등장했던 요리 프로그램에서
라구 소스를 만들 때 오향을 사용했는데 아마도 재미를 톡톡히 본 모양이다.
모양은 익숙했어도 사용할 일이 없다가 이번에 한 번 사용해 봤는데 정확히 펜넬 향이다.
오향에 익숙해 있다가 처음 펜넬을 접했다면 그 반대로 표현했겠지..

오늘 점심엔 내내 장사하면서 한쪽에 오향을 넣고 물을 끓였다. 
주방을 넘어 홀까지 은은히 향이 퍼지는게
강양은 중국집 냄새 같다면 핀잔을 던졌지만
적어도 내게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라구 소스의 맛까지 향상시켰는지는 잘..
라구 소스 만들때는 역시 마조람 만한 허브가 없다는게 내 생각.


바질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며칠 전 가락시장에서 1kg에 4만1천 원 주고 사왔고 앞으로 가격은 그 선을 유지하거나
더 오를 것이라는게 채소상의 이야기다.
그 전에 좀 갖고 있던 바질은 몽땅 페스토를 만들었고
지금 '고별전'이라는 이름으로 페스토 메뉴를 내놓고 있다.
나름 입맛에 맞는 이들은 무척이나 애호하는 매니아성 메뉴인데
대략 이번 달까지 내놓고 내년 6월 까지는 우리 메뉴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주방 입장에서 페스토 메뉴 축구 경기에서 전후반 사이의 휴식타임과 같다.
불 위에서 팬과 씨름하느라 지칠 때 즈음
페스토는 면통에 면만 톡 던져 놓고 다 익으면 건져 내서
이미 만들어 놓은 패스토를 넣고 잘 버무려서 접시에 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페스토는 굳이 내가 아니어도 우리 가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메뉴다.
물론 그에 앞서 페스토 자체를 만드는 건 내 다른 문제지만.

관련한 사진도 올리면 좋겠는데
사진찍고 사이즈 편집하고 하는 것도 워낙 일인지라..
사실 습관의 문제일텐데..
습관이 베도록 다시 한 번 노력 좀 해볼까..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