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니 이탈리가 열리는 베로나로 출발. 어제는 그 전날, 무거운 짐을 이끌고 볼로냐까지 오느라 쌓인 피로와 런던에서 온 타군과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로 몸이 천근만근인 속에 강행군이었다. 기차 타고 가면서 꾸벅꾸벅 졸음이 몰려오는게 아무래도 심상찮다 싶었는데 프레스 신청을 하고 행사장으로 올라가 프레스센터에서 와인 한 잔씩을 마시자 곧 몸이 물먹은 휴지처럼 푹 퍼져버린다. 아랑곳 않고 몇 군데 부스를 어슬렁 거리며 와인 두 잔을 더 마셨더니 얼굴 벌개지고 찾고 싶은건 의자. 결국 2시간 만에 철수를 결정하고 일찌감치 볼로냐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따끈한 밥 지어먹고 쉬며 몸을 만든 뒤 내일 본격적으로 탐험에 나서자 해서다. 그리고 지금 아침, 어제보다 몸이 훨씬 개운하다.

오늘도 일정이 만만치 않다. 어제 총 와인 석 잔을 마셨는데 그게 고작 롬바르디아 주의 행사장이었을 뿐, 그리고 프레스룸 인근의 부스에서였을 뿐, 표현이 좀 그렇지만 이탈리아 와인의 본격적인 '전쟁터'라 할 피에몬테, 베네토, 토스카나, 시칠리아, 풀리아의 행사장은 근처도 못가봤다. 베네토의 유명 와인, 아마로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오늘이고 지난 번 빤자노 여행에서 만난 아마로네 와인의 유명 프로듀서, 베르따니의 관계자를 그곳에서 만날 수 있을테니 이 만남도 기대된다. 시음하는 와인 10잔만 마셔도 어느새 한 병이니 나름 고민하고 선별해서 마셔야 초반에 나가떨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참 나.. 저녁에 행사장을 나오면 엘리자베타와 그녀의 베르가모 친구들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가 있다. 떠나는 우리들을 위해 긴급 소집된 자리. 베르가모의 줄리오가 오니 이 자리도 술로 흥건히 넘칠게 분명하다.  

어이쿠, 11시. 나가야 한다.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이 부족하니 당연히 포스팅도 게을러진다. 성의도 없고..^^

(이게 어제 아침에 집 나서면서 작성한 포스팅. 시간이 없어 저장 버튼만 누르고 나갔는데 다음날 새벽에 들어와서 보니 저장이 안됐단다. 성의없는 포스팅이지만 다음 포스팅까지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올린다. 근데 어쩌다 새벽에 들어왔냐고? 요 얘긴 아침에 잠 좀 자고서..)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