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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8 동경, 이틀 째

곧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준비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국내 굴지의 은행직원으로 일하다 지금은 동경에 파견되어 일하고 있는 그가 그의 가족과 함께 우리 일행에게 근사한 저녁을 대접할 요량으로 부지런히 퇴근길에 나섰다고 하니 한껏 기대에 부푼 우리의 입도 점점 즐거워지고 있다. 그 행복한 기다림을 지금 은근히 즐기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 도착한 시간은 어제 17, 오후 2 44. 비행기는 정확히 2시간을 날라 동경 나리타에 내렸다. 얼마 전 독일의 한 여객기가 측면바람을 뚫고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서 기우뚱 기울어지며 추락할 뻔 했던 사건이 있었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이 측면 바람이란다.

비행기는 다시 무사히 하늘로 날아올라 위기를 모면했지만 당시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겪었을 상황을 짐작해보면 그야말로 오줌 지릴 공포다. 이번 비행에서도 사고에 대한 악몽은 한시도 김군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튼 비행기의 사고 확률이 지상의 자동차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하니 그 지표에 위안을 삼을 뿐.

 

어제 입국한 후 오늘까지 이틀째 일본 동경에 머물고 있는 지금, 이래저래 정리할 생각들과 사건들이 많다. 가령 DSLR 카메라의 파손 등이 그렇다. 충격이다. 아, 곧 우리의 물주가 도착하신다고 하니 화장실 가서 손이라도 씻는 것으로 저녁의 경건한 의식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아사히나 삿뽀로, 혹은 쌀 비린내가 제대로 그윽한 사케에 만취 되지 않아 온다면 사건일지를 오늘 밤 중으로 작성할 것이고 인사불성으로 온다면 내일에나 일지를 정리할 것 같다. 곧 다시 오겠다.



>> '타와'라는 이름의 강 둔치에 심겨져 있는 벚나무가 선홍빛의 꽃을 활짝 터뜨렸다. 동경은 다음주 중반쯤 되서야 벚꽃이 만개할 꺼라는데 이곳 벚꽃은 좀 더 일찍 피었다. 사진엔 안나왔지만 오른편으로 흐르는 강의 풍부한 물기를 흠뻑 빨아들인 때문이 아닐는지..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