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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4 두 번째 플랏 메이트 1

생줄리앙의 녹색 발코니 집에 새로운 플랏 메이트가 도착했다. 부산에서 온, 30대에 갓 접어든 한정란 씨다. 그녀는 독일 브레멘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 라이언에어를 타고 어제 오전 11시 경에 몰타에 도착했다. 김군은 그녀를 마중하기 위해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으나 차가 심하게 밀려 무려 1시간 가까이 늦게 공항에 도착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란씨는 예상했다는 듯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고 다행히 엇갈리는 사고 없이 함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란씨는 한동안 다니던 무역회사를 작년에 그만 두고 이후 여행 가이드 공부와 영어 공부에 몰두했다. 문장의 5형식만을 줄기차게 외워야 했던 학창시절의 영어에 질려 한동안 거들떠도 안보다가 무심코 집어 든 Grammar In Use 빨간색 책(파란색은 그 윗단계다)을 통해 영문법의 체계가 다져졌다는 그녀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나름의 영어 공부법을 깨우치면서 한때 성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단다.

지금까지 김군은 강양의 문법 실력을 우러러 봤는데 이제 그 대상이 바뀌었다. 모르긴 몰라도 월요일에 있을 레벨 테스트에서 우리는 그녀가 최소 2레벨(강양이 공부중인), 아니면 3레벨을 배정 받을꺼라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다. 김군은 그녀에게 조만간 특별 수업을 받기로 했다. ㅋㅋ

그녀는 6개월 일정으로 이곳에서 공부를 할 예정이다. 공부를 마치면 모아 놓은 돈이 모두 탕진될 때 까지 터키를 비롯, 유럽 전역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몰타에서의 6개월이 다소 위태로워 보인다. 영국 본토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교육 커리큘럼을 갖춘 몰타는 그녀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부분이 분명 있을꺼라 강양과 김군은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독일 브레멘에서 출발한 이유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곳에 살고 있고 그는 다름 아닌 독일인이기 때문이다. 정란씨는 지난 달 22일 서울을 출발해 먼저 브레멘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남자친구와 그의 가족들을 만난 뒤 10여 일간의 짧은 독일 여행을 즐겼다. 그리고 학원 수업이 시작되는 내일 월요일에 맞춰 어제 토요일 몰타로 온 것이다.

작년, 독일에서 부산의 한 대학에 업무차 출장을 온 그를 처음 만난 뒤 지금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모든 한국음식을 잘 먹는다고 하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게 보신탕도 먹고 왔었다고 하니 일단 이 둘 사이의 아주 커다란 문화적 장벽 하나는 제거된 셈이다. 6월에 몰타로 짧은 여행을 올 예정이라는데 그러면 거실 소파를 내줄 예정이다.

요리에 자신 있다는 그녀가 자신있어 하는 분야는 술안주 요리다. 그녀는 주방용 식칼을 가지고 왔다.



>> 첫 날 만남부터 집에 있던 모든 술을 바닥냈다.  사진을 찍으려하자 수줍게 고개를 숙인 정란씨.


[첨언]
"영국 본토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교육 커리큘럼"은 잘못된 평가라는 것이 강양의 지적. 런던도 커리큘럼 자체는 몰타와 별반 다르지 않고 다만 '런던'이라는 도시가 갖춘 환경이 이곳 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점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는 것. 즉, 여긴 태양과 바다, 그리고 몰타어에 더해 가끔 영어와 이태리어를 섞어 쓰는 사람들 뿐이라면 런던은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수 많은 Bar와 더불어 정통 잉글리쉬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