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30 써머타임과 한국 기념품 9
어제 얘기. 어제부로 이탈리아는 써머타임제에 들어갔다.  한 시간 빨라져서 한국과의 시간이 기존 8시간 차이에서 7시간 차이로 줄어들었다. 한국이 자정이면 여긴 오후 5시인 셈. 그렇다면 유럽 다른 나라들도 해당되겠지.작년 몰타에선 써머타임 실시가 좀 더 늦었던 것 같은데.. 착각인가?..   아직 쌀쌀한데 써머타임을 맞다니 벌써 여름이 온건가 싶어 기분이 묘하다. 어제 엘리와 아페리티보 약속으로 집을 나섰던 강양이 혹시 이를 미처 몰라 약속이 엇갈리는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엇갈림은 없었다고.  

오늘 얘기. 지난 베로나 시절, 짧지만 우리에게 이탈리아어 가르쳤던 안드레아가 아침에 집을 방문했다. 번역일 마무리와 번역료 지급, 간단한 아침 식사와 한국 기념품을 주기위해 우리가 이미 전에 약속을 잡았던 것. 계란 프라이와 아스라파거스에 오니기리를 곁들어 먹었다. 이럴 때 한식의 맹점이 드러나는데 간단하게 대접할 먹거리가 딱히 없다는 점이 그것. 작은 것 하나 대접하려해도 손이 제법 가는지라 순발력있게 내놓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아침먹고 짧은 몇 가지 번역 마무리한 뒤 전통문양이 새겨진 책갈피와 부채를 선물하니 입이 귀에 걸린다. 특히 부채를 펴보는 순간엔, 거짓말 조금 보태 까무러치는 수준이어서 우리가 살짝 놀랐을 정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방에 장식용으로 쓸거냐고 물어보니 여름에 부치고 다니겠단다. 암, 그래야지. 자랑하고 다니겠단 얘기겠지 ㅎㅎ. 지난 번 엘리자베타를 시내의 한 BAR에서 만나 선물을 줬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특히 농악행렬이 그려진 작은 족자를 받고선 BAR에 손님들 모두가 보란듯이 일어서서 족자를 자랑스레 펼쳐보여 우리가 살짝 민망할 정도였다는. 아직 몇 가지 남은 기념품이 있는데 떠나기 전에 만날 사람들이 아직 남았으니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게 잘 챙겨 손에 쥐어 줘야겠다. 내겐 너무 익숙해 하찮은 물건이 때론 누구에겐 정말 평생 잊지못할 기념이 된다. 외국 나갈 때 좀 번거롭더라도 작은거 몇 개 챙겨 나가면 좋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