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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3 반가운 일요일
서울을 출발해 꼬박 20시간을 날아온 서희는 지난 주 도착한 이지희씨에 이어 마지막으로 합류한 플랫 메이트다. 4월 초, 대대적인(?) 공고를 통해 플랫 메이트 모집에 나선 이래 지금까지 총 4명의 플랫메이트가 이 집을 거쳐갔고 이제 이지희, 서희, 이 두 사람이 남은 기간 동안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사람들이다. (별일 없이 그렇게 되길 바란다)

일주일 앞서 도착한 지희는 뉴질랜드와 일본에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고 일본어를 전공했던 탓에 일본사람들과 웬만한 대화는 무리없이 나누는 일본어 회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몰타에 머물며 공부하는 동안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할 수 있는 일이 뭘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방향을 잡아 볼 계획이라고 한다.

지희의 아버지는 해군에서 근무하셨다고 한다. 아버지의 영향 탓에 그녀는 모든 것이 정리정돈에서 시작해 정리정돈으로 끝난다. 지희가 온 이후로 집안은 전 보다 훨씬 정돈되어지고 깨끗해졌다. 5일은 지나야 갖다 버리던 음식물 쓰레기를 지희는 아침 일찍 학원가는 길에 매일 깨끗히 정리해 갖다 버리곤 한다.

지금 다니는 EC라는 학원에 한국인이 넘쳐나고 선생도 그다지 좋은 교수법을 갖추고 있지 않아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점이 현재 그녀의 가장 큰 불만이자 걱정꺼리지만 동시에 일본어를 매개로 어찌어찌 알게된 몰티즈 남자와 최근 '건전한'(지희의 강력한 주장) 만남을 갖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간간히 영어 지도를 받게되면서 몰타에서의 꺼져가던 희망을 가까스로 살려가고 있기도 하다.

밝은 성격에 비해 행동은 움츠러들기 일쑤인 그녀에게 비키니를 입고 유럽의 늘씬한 미녀들을 뚫고 지중해로 다이빙하는 사건이 꼭 일어나기를 우리는 고대하고 있다.

서희는 약 2시간 전에 도착했다. 우리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외동딸이고 그녀보다 앞서 몰타에서 영어공부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친구로부터 몰타에 대한 에센스 정보를 사전에 전수받았고 공부도 중요하지만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맹랑한 구석이 있는 친구라는 정도.

20시간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 정신이 없는 가운데 배가 고프다며 밥좀 먹을 수 있냐고 묻길래 그자리에서 새우 볶음밥을 만들어 주니 다른 사람이 남긴 것 까지 싹싹 긁어먹는다. 음.. 털털한 친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두 사람, 소란스럽지 않게, 즐겁게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마지막 플랫 메이트 '서희'가 서먹함에 당황스러워하며 짐을 끌고 집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