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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6 손수 담근 와인과 올리브 오일 Wine and Olive oil made by Andrea's family 1
오늘 안드레아네 집엘 다녀왔다. 안드레아네 집은 베로나 외곽의 얕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 탐스럽기 짝이없는 전원풍의 집으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고 가족은 작은 농토를 갖고 있어 일년 가량 손수 담가먹을 양의 포도나무와 올리브 나무를 직접 가꾸고 있다. 포도는 이미 수확을 마쳤고 올리브는 한창 수확중이라는데 오늘이면 이것도 거의 마무리 될 것 같다고 해서 마침 햇살 짱짱한 주말을 맞아 그의 집을 방문했다. 

올리브 수확에 앞서 점심을 먹는 자리. 안드레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손수 차린 식탁 위로 직접 담근 와인과 직접 짜낸 올리브 오일이 올라왔다. 사진 왼쪽이 와인이고 오른쪽이 오일. 집에서 담근 와인과 오일이 갖는 공통점의 하나는 눈으로 볼 때 모두 시중의 그것들과 달리 색이 탁하다는 것. 요즘이야 사람들의 눈이 정확해져 그것이 바로 신선함과 건강함의 표시라는 걸 알지만 한땐 그게 뭔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 멀리하기도 했고 요즘엔 반대로 맹숭한 가짜를 애써 탁하게 하는 사기도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항아리에서 감주 퍼다 마시듯이 물컵에 편하게 마시는 와인, 그 맛은 달지 않으면서 깨끗했고 무엇보다 집에서 담근 와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전달해주는 느낌, 바로 어딘가 어설프지만 기성품에선 접하기 힘든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주로 샐러드에 무쳐 먹으라는 엑스트라 버진 오일, 한 숟갈 따라 입안에서 굴려보니 올리브를 딸 때 나는 풀향이 거짓말 안하고 고스란히 전해진다. 수퍼에서 사온 베르톨리를 똑같은 방식으로 마셔보니 그 향이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하다. 안드레아 어머니는 그 귀한 오일 한 병을 우리에게 선물로 안겨줬고 아버지는 포도주를 만들고 난뒤 남은 찌꺼기를 발효시켜 포도향이 제대로 찡한 식초를 페트병에 한 가득 담아주셨다.


천 조각을 목에 두른 올리브 오일 병. 작은 아이디어가 편리함을 더한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