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이론수업'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7.08 3일째 5
한국 Korea 160409~2009. 7. 8. 23:24
3일째 맞는 학원. 대체 뭘 배우고 있을까?
사진으로 확인해보면..



조리 이론수업.
식품위생개론, 식품학, 조리이론 및 원가계산, 공중보건학 등에 관한 내용들이 책을 채우고 있고
앞으로 한 달간은 매일 2시간씩 이 내용들을 읽어보며 문제를 풀게된다.
한식,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시험에 대비해서인데..

사실 내(김군)가 이 자격증이 딱히 필요치는 않은지라 의자에 앉은 내내 엉덩이만 아프다. 
크건 작건 식당창업에 필요한 서류는 단지 사업자등록증과
한국음식업중앙회에서 실시하는 19,000원짜리 위생교육에 대한 필증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습실에 비치된 기본양념재료는
식용유, 식초, 간장, 참기름, 소금, 후추, 설탕, 깨소금.
빠진게 뭐가 있을까?  고춧가루?



강사가 마늘 다지는 요령을 설명하고 있는데
얇게 편을 썬 뒤 다시 채를 썰고 이를 가지런히 붙잡고 촘촘하게 깍둑썰기를 한다.
 그걸 다시 오랫동안 다지면 마늘은 찧은 것 처럼 곱고 투명하게 다져진다.
양념으로 쓰이는 마늘의 경우엔 보이거나 씹히며 안된다는 것.
그럼 집에서 하듯이 곱게 빻으면 되지 왜 이렇게 오랜시간 칼작업을 하는지 사실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당연히 식당에서도 이렇게 마늘을 다지는 곳은 없다.
그럼 왜?  자격증 시험때문에.



본격적인 실습 시작. 
마치 여고 가정시간 같은 풍경이다.
요리는 초보, 실력은 엉망이지만 칼은 30개중 제일 폼난다.




계란지단 부치기는 한식조리에 기본이라는데 왠만한 요리에 단골 고명이기 때문이라고.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 뒤 소금 조금 뿌리고 노른자에는 물을 아주 조금 섞어준다.
그래야 농도가 묽어져 넓고 고른 지단이 부쳐진다.




흰자는 노른자에 비해 수분이 많고 탄력이 적어 조금만 소홀해도 쉽게 찢어진다. 




 실습 첫날의 성과.
깎고 채썰고 다지고 부치고.
4cm로, 2mm로..




오늘의 성과.
하룻만에 규격에 최대한 가깝게 해냈다. 
기본기가 닦여가는 걸까? 아니면 따분한 기계처럼 돼가는 걸까?
그래도 잘했다는 칭찬을 들으니기 기분은 좋은데 이게 과연 잘하는건지 원..


볼로냐 주방에서 경준이는 한국에서 요리학원 다니던 때에 대해 말했다.
"요리학원이요? 거긴 운전면허 학원과 다르지 않아요.
운전면허학원이 운전이 아닌 합격요령을 가르치는 것 처럼
요리학원도 합격요령만 가르칠 뿐이죠"



일리 있는 말이다.
그리곤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는데,
"그래도 외국에 나와 있으니 그 때 잘 익혀둘껄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땐 필요없는 것 투성이고 이걸 뭐하러 배우나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특히 한식같은 경우는 더욱이요.."

자격증이라는 현실적 수요를 맞추기 위한 학원측의 맞춤지도에 익숙해지는 것과 
원한건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 고리타분하고 요령 위주지만 그래도 이게 기본이더라는 생각,
뭐가 맞는 것일까?
일단은 자격증 취득 후 유치원에 조리보육사로 취직하려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코스지만
식당을 창업하거나 뭔가 창의적 아이템의 갈증을 풀려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함이 많은 수업이라는게
현재 내가 내린 결론.
4개월 후에 가서 또 결론이 바뀔지 모르겠는데 그리 되기 바란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