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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4 햇살, 여름의 중심을 향해 가다

이곳 생활에서 하루 중 가급적 피해야 하는 시간대의 햇살은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의 햇살이다. 12시 정오 시간대의 햇살이 가장 뜨거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김군의 경험에서만 보자면 그렇다. 이유는 이렇다.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1시가 채 못되는데 이때의 햇살은 바로 머리 위 정 중앙에 있다. 따라서 쏟아져 내리는 열기는 기껏해야 머리로 집중될 뿐이고 여기에 모자라도 쓰고 있으면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물론 복사열 탓에 바닥의 열기도 뜨겁지만 햇살 자체에는 비교할 바가 안된다.

3시로 접어들면 해가 조금 기울어지는데 이때 부터가 정말 위험해진다. 사선으로 쏘아대는 햇살이 몸 전체를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모자를 쓰고 있어도 챙이 충분히 넓지 않으면 햇살은 얼굴을 정통으로 때린다. 가령 야구모자 따위는 큰 도움이 안된다.

해를 등지고 걸을 땐 그야말로 등 뒤에 난로 하나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과 같다. 등짝이 뜨끈뜨끈해진다. 지지난 토요일, 김군이 골든베이에 놀러갔다가 약 30분 정도 해를 등지고 함께 놀러간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바로 이 햇살에 등짝을 홀라당 태워먹었다.  

이런 탓에 SCOTT을 비롯한 몰타의 대형 수퍼마켓은 아침 7시부터 문을 연다. 몰티즈들은 대개 아침 일찍 하루 생활에 필요한 장을 본다. 아침 학원 가는 길에 동네 어귀에 들어선 야채판매트럭 주변으로 주민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해지는 모습도 이곳의 흔한 풍경이다.

동네 철물점과 정육점 비롯한 생활밀착형 상점들도 아침일찍 문을 연다. 그러다 오후 1시가 넘어서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시에스타에 들어가는 것이다. 차량들만 오갈 뿐 거리는 한적해진다. 이 시간대에 거리를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은 학원생들과 관광객들 뿐. 여러 몰티즈들의 이야기를는 종합하면 이렇게 정리된다.

"오후에 거리로 나다니는 것은 관광객들 뿐이야. 우린 절대 그런 정신나간 짓은 안하지"



>> 빨래 하나는 끝내주게 마를 뿐만 아니라 소독력도 엄청나다. 급히 빨래널고 집으로 내려오면 잠시 눈이 먹먹해지는데 그래서 김군은 옥상에 빨래 널거나 걷으러 갈 때도 선글라스를 쓰고 올라간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