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동안 한데 몰려다니며 우의를 돈독히 다져온 주세뻬와 미즈키가 지지난 주 먼저 고향으로 돌아갔고 어제는 이 무리의 멤버였던 카샤와 세바스챤이 역시 고향인 폴란드와 독일로 돌아갔다. 한 달이 채 안되는 기간들을 머무는 짧은 일정들이었지만 이들과 제법 잊혀지지 않을 추억들을 쌓았고 우리에게나 이들에게나 그 시간은 모두의 삶에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지난 금요일, 카샤와 세바스챤을 떠나보내는 저녁식사자리가 마련됐다. 기획은 김군, 참여인원은 무려 12명, 그리고 무대는 PAPARAZZI! 이쯤되면 파파라치를 단골식당이라 칭해도 무리는 없을 듯 싶다.
지난 금요일, 카샤와 세바스챤을 떠나보내는 저녁식사자리가 마련됐다. 기획은 김군, 참여인원은 무려 12명, 그리고 무대는 PAPARAZZI! 이쯤되면 파파라치를 단골식당이라 칭해도 무리는 없을 듯 싶다.
오늘의 메뉴를 소개하자면...
파파라치 식당의 메뉴 이름은 식당주인의 자기 상상력이 녹아들어 있는 듯 하다. 크림소스에 베이컨과 버섯, 마늘, 그리고 시금치를 볶아낸 이 파스타의 이름은 '뽀빠이'다. 위에 살짝 뿌려진 파슬리를 제외하고 보이는 녹색은 모두 시금치. 그러나 이름에 걸맞게 썩 많은 시금치가 들어 있지는 않다. 오히려 풍부한 베이컨에 입맛이 더 반응하더라는.. 김군이 먹은 메뉴기 때문에 시시콜콜 얘기가 길다.
미트볼이 들어간 스파게티. 미트볼 스파게티를 놓고 이태리 파스타 좀 먹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미트볼 스파게티는가 파스타 망신을 다 시킨다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토마토 소스에 미트볼을 퐁당 집어넣은게 미국이라지? 원조논쟁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책임공방인데 파스타에 간 쇠고기를 넣어 먹는 요리법은 이태리 볼로냐가 원조라고 들은 바 있으나 최근 듣기론 볼로냐도 고기는 쓰지 않는다고.. 무슨 상관이랴, 뜨내기 손님들에겐 맛만 좋으면 그만.
큼직한 고기완자가 섭섭치 않게 들어가 있어 육기와 허기가 동시에 땡기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을 메뉴다. 역시 고기메뉴는 독일인들을 열광시키는가 보다. 미트볼 스파게티는 프랑크프루트에서 온 마리앤이 시켰고 아래 사진의 라자냐는 브레멘에서 온 세바스챤이 시켰다.
큼직한 고기완자가 섭섭치 않게 들어가 있어 육기와 허기가 동시에 땡기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을 메뉴다. 역시 고기메뉴는 독일인들을 열광시키는가 보다. 미트볼 스파게티는 프랑크프루트에서 온 마리앤이 시켰고 아래 사진의 라자냐는 브레멘에서 온 세바스챤이 시켰다.
라자냐는 만두피처럼 넓은 파스타를 말하는데 켜켜이 쌓은 파스타 사이에 간 쇠고기가 풍부하게 박혀있어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으로 파스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좋을 메뉴. 그 위에 느끼~한 치즈까지 넉넉히 뿌려져 있으니 몸과 마음이 모두 허전하다면 먹어볼만한 메뉴다. 이전에 김군이 이거 먹다가 겨우 절반을 먹는데 성공했을 정도로 그 양도 은근히 많다.
20대 초반의 '어린' 세바스챤은 딸려 나온 샐러드를 보곤 그 특유의 낮은 저음으로 다음과 같은 한 마디 던진다.
"오.. 몸에 좋은 채소군. 난 건강식은 안먹어"
20대 초반의 '어린' 세바스챤은 딸려 나온 샐러드를 보곤 그 특유의 낮은 저음으로 다음과 같은 한 마디 던진다.
"오.. 몸에 좋은 채소군. 난 건강식은 안먹어"
독일에서 온 오엘가. 그 역시 고기와 치즈가 듬뿍 얹어진 피자를 주문했고 아래 강양이 주문한 피자와는 쉽게 대조를 이룬다. 풀 하나 없는 피자. 밑에 숨은 베이컨도 모자라 위에는 닭가슴살을 얹었다. 옥수수 콘이 올라간 피자는 어쩐지 이태리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없애도 되지 않을까? 만족스런 식사를 즐기다 살짝 장난끼가 발동한 오엘가는 강양에게 "넌 래빗(토끼)피자를 시켰구나"라며 썰렁한 농담을 던진다.
이른바 '토끼피자'. 프로슈토와 파마산을 싱싱한 루꼴라가 수북이 덮고 있는데 그 맛은 대략 짐작이 되리라.. 한 점 얻어먹으니 담백하고 특히 루꼴라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역시 맛있다. 도우가 다소 딱딱하다는 점은 아쉽다. 프로슈토는 돼지뒷다리를 염장해 1년 안팎 건조시킨 생(生) 햄이다. 아주 얇게 저며 샐러드나 피자에 얹어 먹으며 살코기보다는 새하얀 비계가 훨씬 더 좋은 맛을 낸다. (입안에 가만히 머금고 천천히 녹여먹으면 그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김군 생각에..)
Irina는 모스크바에서 멀지 않은 Yaroslavl에서 온 20대 여성이다. 다소 마른 체구를 가진 그녀를 보고 채소 위주의 건강식을 즐기겠거니 짐작했는데 주로 고기류만 먹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비결이란 단백질 위주의 소식(少食). 이를 '황제 다이어트'라고 불렀던가? 이건희가 한 때 이를 즐겨 호사가들이 꽤나 조잘거렸다.
이날 시킨 요리는 생선이 통으로 올라있는 요리다. Swordfish, 우리말로는 '황새치'라 부르는 저 물고기는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로 그 물고기로 냉동시킨 뒤 적당히 상품성을 갖는 두께로 잘라낸 것을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를 끼얹어 구웠다. 한 점 잘라 달래서 먹어보니 제법 짭짜름하니 생선맛이 난다. 역시 냉동이라 고기가 뻣뻣하고 깊은 맛은 없다. 무넣고 간장 양념으로 조린다면 저것보다는 더 맛있게 요리할 자신이 있는데.. 조만간 수퍼에서 냉동 사다가 매운탕을 끓여볼 생각이다.
이날 시킨 요리는 생선이 통으로 올라있는 요리다. Swordfish, 우리말로는 '황새치'라 부르는 저 물고기는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로 그 물고기로 냉동시킨 뒤 적당히 상품성을 갖는 두께로 잘라낸 것을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를 끼얹어 구웠다. 한 점 잘라 달래서 먹어보니 제법 짭짜름하니 생선맛이 난다. 역시 냉동이라 고기가 뻣뻣하고 깊은 맛은 없다. 무넣고 간장 양념으로 조린다면 저것보다는 더 맛있게 요리할 자신이 있는데.. 조만간 수퍼에서 냉동 사다가 매운탕을 끓여볼 생각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요리. 제목은 모르겠지만 이 요리를 먹는 동안 슬로바키아 출신의 프라하 시민 루씨는 내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냉동 홍합이지만 역시 홍합은 홍합인가? 그 맛이 좋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묽은 소스 역시 그 맛을 더욱 돋궈준다. 칼칼할 것 같아 보이는 소스는 토마토 베이스이며 다행히 짙지 않아 홍합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짭쪼름한 국물맛이 사진을 보는 지금도 떠오른다. 그 맛을 어찌 아냐고?
내 접시위로 루씨의 홍합과 마리앤의 미트볼이 하나씩 올라와 있다. 홍합껍질 속에 케이퍼 보이나? 함께 먹어주니 그 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일전에 케이퍼와 홍합의 조화도 훌륭할꺼라 얘기한 적 있었는데 운좋게도 이날 그 맛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이여, 조금만 기다리시라. 홍합과 케이퍼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증명해보일테니. ^^
토마토 소스에 문어가 들어갔다. 전에도 포스팅에서 썼지만 보기에는 그럴 듯 해도 문어가 깊은 맛을 내지 못한다. 냉동이기 때문. 그래도 카샤는 맛있다고 잘 먹는다. 문어 자체의 쫄깃한 식감을 즐기면서 토마토 소스의 깊은 맛이 벤 스파게티를 먹는 맛도 나쁘지는 않을 듯. 저게 정통 이태리식이라면 조미되지 않은 단순한 토마토 소스를 끼얹고 그 위에 석쇠에 군데군데 타듯이 구워 낸 문어 살을 성의없이 얹어낸 모습은 아닐는지.. 맛을 아는 이들은 그 단순함에 열광할테다.
방고방고? 라는 독특한 이름의 메뉴. 진한 브라운 소스에 큼직한 쇠고기를 넣고 푹 익혀 빠에야(혹은 리조또)와 샐러드를 함께 내왔다. 고기는 고기대로 건져먹고 빠에야는 빠에야대로 먹다가 심심하면 고기맛이 진한 브라운 소스를 비벼 먹어도 좋다. 언뜻 보면 볶음밥에 짜장 비비는 간지를 닮아 있어 어쩐지 친숙한 느낌. 쇠고기는 한 점 건져 먹었는데 아쉽게도 저 빠에야는 맛을 보지 못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 모두 식사에 높은 만족을 나타냈다. 이는 곧 김군의 레스토랑 섭외가 성공했다는 얘기 ^^. 다만 아주 가는 몇 가닥의 빗줄기만 아니었다면 이날 식사는 더 즐거웠을 터. 그래도 이날의 주인공이라 할 카샤와 세바스챤은 친구들과 함께 한 마지막날의 만찬을 기쁘고 즐겁게 즐겼고 이를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했을 테다. (참고로 카샤와 세바스챤은 단체사진의 양 옆에 가장 중앙에 있는 남녀다)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