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사람들은 하얀 눈을 목빠지게 기다리겠지만 때론 안개가 눈보다 훨씬 드라마틱하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하루종일 거대한 안개에 뒤덮인 오늘, 오래된 도시는 안개의 매력을 기억속에 확실하게 새겨주었다. 오후 5시부터 두시간 반 가량을 산책하는 동안 카메라를 안챙겨 나가 그 모습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 집에 들어와 파스타를 해먹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밤 10시, 카메라를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BAR와 레스토랑을 제외한 광장과 길거리 대부분은 이미 사람들의 자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안개는 더 짙어졌다.
집앞 풍경. 사진으로는 느낌이 잘 안살지만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