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2.27 대목장사 4
한국 Korea 160409~2010. 12. 27. 11:39

음식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1년 장사 중
가장 HOT한 대목이라는 크리스마스가 무사히 지나갔다.
기습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였지만 역시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인지
그 혹한을 뚫고 전진해오는 손님들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가장 Hot했는데
평소라면 밤 9시 경 가스차단기를 내렸겠지만 이날은 10시가 넘어 서도
팬 위의 파스타가 지글지글 끓었다.
10시가 넘어서도 대기자 명단에는 3팀이 더 남아 있었지만
결국 이들은 우리 가게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물론 너무 늦어 식사를 못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줬으니 이들도 이해해주리라.


사실 23일부터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었다.
12월에 들어오면서 간간히 걸려오던 크리스마스 예약 문의전화는
일주일을 앞두고 다연장 로켓포 쏴대듯 빗발쳤기 때문이다.
전화문의가 그러니 아예 작정하고 가게를 찾아올 사람들을 가늠해보면
그야말로 손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임을 충분히 예감할 수 있었다.

해서 이에 대비해 몇 가지 대책을 세웠는데,
우선 6개의 파스타 메뉴 중 2개를 임시로 내려 주문의 분산을 막기로 했고
들쭉날쭉하던 오븐 메뉴와 샐러드 메뉴를 각각 하나씩 포진시켜
파스타로 주문이 몰리는 병목현상도 제거하기로 했다.
일부 식당들은 이날 만큼은 가격을 몇 십프로씩
인상해서 받는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우리 깜냥에 무슨..


날씨가 워낙 추웠던지라 문가쪽에 앉은 손님들에게 시종 신경이 쓰였다.
수시로 문을 여닫는 문의 손님들로 찬바람이 끊이지 않았고
그 자리에 왜 난방기 하나 놓을 생각을 못했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하다못해 무릎 담요라도 좀 더 준비해 둘 것을..

혹한의 냉기는 엉뚱한데서 사고를 일으켰으니,
일요일에 피클을 담글 생각으로 사다놓은 오이가 얼어 터진거다.
4상자를 구입했는데 이 가운데 1개 분량은 못쓸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슬글슬금 값이 오르길래 지난 목요일, 마침 시장 나온김에 사둔 거였는데
창고에 넣어두고는 설마 창고기온이 빙점 이하로 내려가리라곤 생각지 못했던 것이 화근.
그리고보니 작년 겨울에 이번처럼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 며칠씩 이어지면
위험을 무릅쓰고 작은 전기 난방기를 켜놓고 퇴근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겨울에도 이런 모험을 감행해야 할 듯.


12월 말일, 작년에는 늦게까지 장사를 했지만
올해는 9시 전에 일찍 문을 닫고 친구들과 오랫만에 왁자지껄 떠들며 새해를 맞을 생각이다.
이날도 매출은 기록적일것 같은데..
괜히 이날로 날을 잡았나?
행여 이날 식사를 할 분들이라면 이 점 참고하시길.
Posted by dalgon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