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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0 살림 하나 는다. 9
  2. 2009.03.31 리자's BAR 3
한국 Korea 160409~2010. 5. 20. 08:47
이번 주는 정말 바쁘고 힘들다.
손님이 물밀듯이 몰려와서가 아니고
앞서 적은 것 처럼 어제 오늘 중으로 수많은 멸치 내장을 따야해서 그렇고
(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작업해야 하므로 광어와 숭어가 투톱을 이루는 요리메뉴는
그래서 이기간 모두 빼기로 했다. 이것들 손질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김목수의 야심작,
벤치가 빠르면 내일 중으로 가게 앞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월요일,
휴식을 반납하고 운전교습도 미루고 하루종일 목공에 매달렸다.
망치질 소리에 잠을 못이루는 건물 주인 아주머니가 내려와서
한 마디 하기 전까지 작업은 계속됐는데
결국 다음날 온몸이 파김치가 됐다.
그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지만
가게 앞을 오가는 상수동 주민들,
그리고 자리나기를 잠시 기다리는 손님들이
그 벤치에 앉아 쉬는 모습을 떠올리면 여간 흐믓하고 뿌듯한게 아니다.
좀 밋밋했던 가게 앞 길의 표정이 좀 달라지겠지.
도로 방치물을 걷어가는 구청의 단속에도 맞서야 하는데
이게 좀 피곤하겠군..

지난 공사때 남은 목재들을 총동원했고 몇 가지 모자른 재료는
옆집 코알라가 재료비를 내기 구입하기로 했다.
총 5개의 벤치를 만들고 있고 이중 2개는 코알라 것이다.
등받이 없는 평상형 벤치다.
완성되서 가게 앞에 놓는 날엔 왠지
샴페인 터뜨리고 축하 테이프라도 끊고싶은 심정.
너무 고생을 해선가..


Posted by dalgonaa

베로나를 떠나기 전 리자를 안 볼수가 없어서 그녀의 BAR에 어제 저녁에 놀러갔다. 기념품도 줄 겸 이탈리아 브랜디인 GRAPPA에 대한 추천도 받을 겸. BAR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안쪽에 어느 여자가 바닥을 쓸고 있고 리자는 안보인다. 7시에 있을꺼라고 했는데.. '보나세라'하고 여인에게 인사를 건네니 고개를 들곤 우릴 보고 방긋 웃음을 터뜨린다. 처음엔 못알아봤다가 가까이서 보니 리자다. 세상에.. 짧은 컷트는 그렇다 치고 헬쓱할 정도로 살이 빠진 모습에 놀랐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남자친구로 이래저래 맘고생이 많았다는 얘기는 엘리를 통해 얼추 들어 왔었고.. 아침 7시30분에 문을 열고 밤 10시에 문을 닫는 BAR 생활은 몸 상하기 쉬울테다. 몰라 볼 정도로 변한 모습이 이래저래 힘들었다는 얘기. 리자는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일전에 만난 엘리자베타가 우리에게 일러줬으니 그 심정이 좀 더 헤아려진다. 그래도 입을 귀에 걸듯이 활짝 웃는 모습은 여전하다. 갑작스레 터뜨리는 웃음도.





한 잔만 하려던 아페리티보를 이래저래 이야기가 길어지더니 결국 3잔이나 마시고 말았다. 나중에 계산하려니 전부 받는건 고집스레 거절하고 깎아줬다. BAR의 스피커에선 이탈리아 인기 라디오 채널, 첸토두에친꿰(125)의 요란한 음악들이 흘러 나왔지만 그녀의 어수선한 요즘 심정을 담아낸 노래는 아래일 듯.

                                                        Mina - Parole Parole ('72)

Posted by dalgonaa